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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 도시] "서소문역사공원, 역사·종교적 의미 표현...베테랑 건설인도 힘들었던 난공사"

<이상윤 동부건설 현장소장>





“아파트 공사현장 등 오랜 기간 다양한 현장을 담당했지만 이번만큼 어려웠던 적은 없었습니다. 견적 산출부터 자재 공급, 공사 관리 등 처음부터 쉬운 것 하나 없는 난공사였지만 회사 차원에서 합심해 성공적으로 준공할 수 있었습니다. 의미가 큰 건물인 만큼 돌이켜보면 감회도 새롭습니다.”

시공은 설계도를 건물로 구현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수많은 현실적 문제와 맞닥뜨리기 마련이다. 서소문역사공원 역시 시공과 관련된 수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공간의 설계에는 역사적·종교적 의미를 표현하기 위해 다양하고 복잡한 공법들이 사용됐다. 공간마다 다른 층고와 높낮이, 지하라는 공간의 특수성 등 수많은 공사 현장을 누벼온 베테랑 건설인에게도 서소문역사공원 공사는 어려운 과제였다. 시공을 맡은 이상윤(사진) 동부건설 소장은 “주택같이 전형적인 공사와는 차원이 다른 쉽지 않은 현장이었다”고 회고했다.

실제로 난도가 높은 도면 탓에 견적 산출부터 어려웠다. 시공 과정에서 공사비가 부족하다는 것을 뒤늦게 파악했다. 착공 1년 만에 골조공사를 담당한 전문건설사가 중도에 포기했다. 높은 공사 난도에도 공사비를 일반건축물 골조공사 수준으로 책정했기 때문이다. 다른 전문건설사를 찾아 골조공사비를 다시 책정해보니 기존 견적 금액의 1.5배를 요구했다. 부족한 공사비 때문에 설계 변경도 잦았다. 발주처와 협의하며 설계를 바꾸다 보니 공사 기간 또한 기존 20개월에서 30개월로 늘어났다.



공사 과정에서 난관도 이어졌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입지 특성상 주요 자재인 콘크리트 수급도 쉽지 않았다. 사대문 안에는 오전10시 이후에야 레미콘 차량이 들어올 수 있어 레미콘 수급이 원활하지 않았다. 하루에 180∼300㎥가 필요한 상황에서 수급되는 양은 80~90㎥에 그쳐 타설 중간에 작업을 끊어야만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하에 위치한 역사박물관의 특성상 린치와 같은 양중기계를 사용하기 어려웠다. 이 소장은 “결국 대부분 자재를 인부들이 직접 운반해야만 했다”며 “동선도 매우 복잡해 베테랑 기능공들마저도 길을 잃기 일쑤였다”고 말했다. 매일같이 인부들이 바뀌는 공사 현장의 특성상 이들에게 일일이 길을 설명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그는 “공사 도중에 도망가는 인부도 몇몇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소장은 “단순히 이윤 측면으로만 본다면 해당 공사는 회사에 있어 손실에 가까웠다”고 말했다. 다만 “건설업에 종사하면서 이처럼 기념적인 건축을 맡았다는 점이 의의가 크다”며 “직원들하고 잘 합심해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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