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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족 구하기' 임무에 800마리 자손 본 거북이, 80년만에 고향 간다

종족 보존 임무를 다 마치고 고향인 에스파뇰라 섬으로 3월에 돌아오는 갈라파고스 제도 황소거북 ‘디에고’의 모습./EPA=연합뉴스




100살짜리 갈라파고스 땅거북 디에고가 ‘멸종 위기에 처한 동족 살리기’라는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귀향한다. 갈라파고스 국립공원 관계자는 2천마리의 에스파뇰라섬 전체 갈라파고스 거북 가운데 40%에 이르는 800마리가량이 디에고의 자손일 것으로 추정했다.

12일(현지시간) AFP·EFE통신에 따르면 갈라파고스 국립공원은 땅거북 디에고가 에콰도르 갈라파고스 제도의 산타크루스섬에 있는 번식센터에서 임무를 마치고 오는 3월 고향인 갈라파고스 제도 에스파뇰라섬으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무려 80여 년 만의 귀환이다.

갈라파고스에 사는 여러 종의 땅거북 중에서도 학명 ‘켈로노이디스 후덴시스’(Chelonoidis Hoodensis) 종인 디에고는 80여 년 전 미국 샌디에이고 동물원으로 떠났다가 1976년 번식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 몸길이 90㎝에 키 150㎝, 몸무게 80㎏의 디에고는 동족 수컷 중에서도 특히 왕성한 번식력을 자랑하는 거북이였다.

당시 해적 등의 남획 탓에 에스파뇰라섬 전체에 있던 디에고의 종족은 수컷 2마리, 암컷 12마리가 전부였는데 그나마도 흩어져서 살고 있어서 자연 번식이 힘든 상황이었다. 땅거북의 개체 수 감소는 또 다른 멸종 위기 조류의 생존과도 직결됐다. 이 때문에 당국은 디에고와 이 14마리를 한데 모아 번식에 나섰다.



디에고와는 종이 다른 ‘켈로노이디스 아빙도니’(Chelonoidis abingdoni) 종의 갈라파고스 땅거북 ‘외로운 조지’는 당국의 노력에도 끝내 짝짓기에 실패해 자손을 하나도 남기지 못하고 2012년 세상을 떠난 바 있다.

반면 디에고와 동족 14마리는 활발한 번식 활동을 벌였고, 15마리뿐이던 에스파뇰라섬의 갈라파고스 땅거북은 이제 2천마리로 늘었다. 번식센터에서 태어나 섬으로 돌려보내진 거북이 1,800마리고, 섬에서 자연 번식도 이뤄졌다. 100살의 나이와 왕성한 짝짓기에도 디에고는 현재 건강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공원의 호르헤 카리온은 종족 보존에 공헌한 디에고의 역할을 높이 사면서 “에스파뇰라섬 거북이의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하고 개체 수를 더 늘리기 위해서는 디에고의 자손이 아닌 거북이들이 더 필요하다”고 EFE통신에 설명했다.

오랜만에 고향의 자연으로 귀환하는 디에고는 산타크루스섬의 식물 씨앗 등을 묻히고 가지 않기 위해 일정 기간 격리 생활을 거친 후 에스파뇰라섬으로 옮겨진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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