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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뿌려 만든 일자리로 '고용 축포' 터뜨린 정부

■'속 빈 강정' 고용지표

고용률 22년來 사상 최고 불구

실업자 수 4년째 100만명 웃돌아

인건비 부담 '나홀로 사장'도 급증

"고용의 질 개선 어불성설" 지적

홍남기(왼쪽 네번째)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관계 부처 장관들이 1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2019년 고용동향 및 향후 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노형욱 국무조정실장,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홍 부총리,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강신욱 통계청장. /오승현기자




지난해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30만1,000명 늘며 2년 만에 증가폭 30만명대를 회복했다. 15세 이상 고용률도 60.9%를 찍으며 22년 만에 가장 높았다. 정부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부처 장관 합동 브리핑을 자청해 “일자리 중심 국정운영 성과가 가시화됐다” “양적·질적으로 뚜렷한 개선 흐름을 보인 ‘일자리 반등의 해’”라는 평가를 내놨다. 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나랏돈이 집중 투입된 업종과 연령대에서만 호조를 보였을 뿐 정부가 늘어놓은 고용지표는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낸 평가가 재정에 기댄 자화자찬이라는 쓴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정부, 재정 일자리 기여도 밝혀야”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해 취업자 수는 2,712만3,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만1,000명 늘었다. 최저임금 급등이 반영된 첫 해인 지난 2018년 취업자 수가 9만7,000명 늘어나는 데 그친 이후 2년 만에 30만명대 취업자 수 증가 흐름으로 복귀했다. 지난해 12월 한 달만 놓고 보면 취업자 수가 무려 51만6,000명 폭증하다시피 했다. 5년4개월 만에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은순현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정부의 재정 일자리사업이 12월부터 시작되면서 취업자 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 데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취업자 수 증가 폭이 대폭 개선된 것은 재정 투입에 기댔을 뿐 민간에서 질 좋은 일자리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보기 어렵다. 재정이 대거 투입된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은 취업자 수가 16만명 늘어난 데 반해 양질의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은 8만1,0000명 급감했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비교 가능한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지난 2013년 이후 가장 많이 줄었다.

연령별로도 쓰레기 줍기 등 재정 투입 노인일자리 사업 영향으로 60대 이상의 취업자 수가 1963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 폭인 37만7,000명 늘었다. 반면 한국 경제 허리인 40대 취업자 수는 16만2,000명 줄었고, 30대도 5만3,000명 감소했다. 특히 40대 취업자 수는 지난 1991년 26만6,000명이 줄었던 이후 28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김동원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지난해 늘어난 취업자 대부분 60대 이상이고, 이들에 대한 고용은 상당 부분이 정부 재정으로 인한 것”이라며 “정부는 앞으로 고용 관련 통계를 발표할 때 재정이 얼마나 기여했는지도 함께 얘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 체감 실업률 22.9% 최악

홍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합동브리핑에서 인구구조와 고용 패턴 변화를 고려해 고용지표를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취업자 수 증감이 아닌 고용률을 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실제 15세 이상 인구 대비 취업자 수를 의미하는 고용률은 60.9%로 22년 만에 가장 높았다.

하지만 경제활동인구 대비 실업자를 뜻하는 실업률은 3.8%로 전년과 같았다. 오히려 실업자 수는 지난 2016년 이후 4년째 여전히 100만명을 웃돌고 있다. 청년들이 느끼는 고용 한파도 여전하다. 청년 체감실업률(고용보조지표3)은 지난해 22.9%로 2015년 집계 이래 가장 높았다. ‘상용직이 늘었다’며 고용의 질이 개선됐다는 해석도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유경준 전 통계청장은 “상용직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였기 때문에 고용의 질 개선은 크게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초단기 쪼개기 일자리가 급증하는 등 고용의 질이 낮아졌다는 지적이 많다. 주당 1~17시간만 일하는 초단시간근로자는 30만1,000명 늘었고 53시간 이상 취업자는 거꾸로 47만8,000명 줄었다.

구직단념자, 통계 작성 이후 최대

비경제활동인구 1,631만8,000명 중 ‘쉬었음’ 인구는 209만2,000명으로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직단념자도 53만3,000명으로 2014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인건비 부담에 직원 없이 홀로 사업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도 급증했다. 지난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8만1,000명 늘어난 반면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는 11만4,000명 줄었다. 이는 외환위기 때인 1998년(-24만7,000명) 이후 감소 폭이 가장 크다./세종=조지원·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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