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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몰리는 '뷰'…호수·바다 보이면 프리미엄 최소 1억[온라인으로 보는 해외 부동산]

■싱가포르<상>

좁은 땅에 고층 아파트·콘도미니엄 빼곡

도심·바다 내려다보는 조망이 집값 좌우

290m 높이 1,960㎡ 펜트하우스 636억

마리나베이 보이는 콘도는 86㎡가 20억

호수 전망이 도시 전망보다 상승폭 2배

다이슨 창업자인 제임스 다이슨이 매입한 싱가포르 중심지 탄종파가르에서도 핵심에 위치한 웰리치레지던스 전경. /블룸버그




# 무선 청소기로 유명한 영국 기업 다이슨의 창업주인 제임스 다이슨이 지난해 싱가포르에 구입한 주택이 화제를 모았다. 싱가포르 중심지 탄종파가르에서도 핵심에 위치한 웰리치레지던스의 최고 64층 빌딩에 62층부터 꼭대기까지 차지한 펜트하우스다. 1,960㎡ 면적에 매입 가격만도 7,380만싱가포르달러(약 636억원)이다. 12m 길이 수영장, 자쿠지(욕실), 집사 서비스 등 초호화 시설을 갖췄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프리미엄은 290m 맨 위에서 싱가포르 시내를 내려다보는 조망권이다.

도시국가의 대명사인 싱가포르는 전체 면적이 720㎢로 서울(605㎢)보다 조금 더 크다. 인구는 585만명으로 서울의 절반에 가깝지만 전 세계에서 비즈니스하기 가장 좋은 도시로 손꼽히는 만큼 고층 빌딩이 밀집해 있다. 그만큼 고층 아파트, 콘도미니엄 등이 많다. 워낙 날씨가 덥다 보니 지하철 역세권을 주변으로 모여 살 수밖에 없는 측면도 있지만 그보다는 국가가 대부분의 토지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원인이 크다. 좁은 땅에 집을 쌓아 올라가다 보니 교통·일자리·학군만큼이나 ‘조망권’이 집값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마리나베이 최고 조망권을 갖춘 더세일(The Sail@Marina Bay) 콘도 전경. /위키피디아




◇임대주택 80%, 국가 주도 부동산 도시=
싱가포르의 부동산 시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국가 주도의 강력한 부동산 정책을 이해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의 부동산 소유를 극히 제한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나 외국인의 경우 부동산 매입 자격이 매우 까다롭다. 땅은 사실상 외국인이 사는 게 불가능한 수준이고 아파트나 콘도도 99년 임대(리스 홀드)가 대부분이다. 비즈니스에는 투자 유치 문이 활짝 열린 싱가포르 경제와 대비된다. 이는 땅이 좁은 도시국가의 특성상 외지인에게 땅 소유권이 넘어갈 경우 국가 존립이 위태롭기 때문이다. 강력한 제재를 통해 국토의 90%가량이 국유지일 만큼 토지 소유권은 철저히 정부가 통제한다.

대신 싱가포르 인구의 80% 이상은 정부가 제공하는 임대주택에 거주한다. 싱가포르 주택개발청의 아파트인 ‘HDB(Housing&Development Board)’에 국가 지원금을 받아 인구 대다수가 사는 셈이다. 특히 신혼부부의 91%는 결혼시 정부지원금으로 이곳에 거주한다. 더 넓은 곳으로 이사 가고 싶다면 지원금을 기반으로 정부 소유의 아파트나 민간 소유의 콘도 임대권, 환매조건의 주택소유권을 매입한다. 물론 주택을 소유하더라도 대지지분은 없거나 극히 적다. 조망권 프리미엄이 집값의 중요 요건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더 세일(The Sail@Marina Bay) 콘도 실내 모습 /사진제공=허튼스 아시아




◇집값 두 배 벌린 ‘마리나 베이 뷰’
=싱가포르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지만 가장 인기 있는 조망권은 호수 뷰다. 서울의 경우 한강 변을 따라 고가 아파트가 줄지어 있다면 싱가포르는 주요 호수를 고가 아파트가 둘러싸고 있다. 2010년대부터는 마리나베이(Marina Bay)가 개발되면서 싱가포르 최고의 조망권 프리미엄 지역으로 떠올랐다. 쌍용건설이 시공하고 배를 떠받친 마리나베이샌즈호텔로 유명한 곳이다. 거실 소파에서 앉아 와인을 마시며 매년 독립기념일과 새해·구정을 축하하기 위한 불꽃놀이를 생생하게 지켜보는 게 싱가포르 사람들의 로망이다.

마리나베이가 가장 잘 보이는 더세일콘도는 싱가포르 최고의 호텔식 주상복합 아파트다. 63과 70층 두 개 동으로 이뤄졌다. 수영장·테니스장·사우나·바비큐장·헬스장 등 5성급 부대시설을 갖췄다. 이곳의 2개 침실과 2개 화장실이 있는 86㎡ 아파트는 240만싱가포르달러(약 20억원)가량이다. 싱가포르 현지에 있는 김상은(Kelly Kim) 허튼스아시아 이사는 “정부에서 마리나베이 주변에 더 많이 아파트를 지을 계획이기는 하지만 이 단지가 가장 호수에 가까워 앞으로 이 정도의 조망권은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며 “마리나베이샌즈리조트 계획이 발표된 후 6개월 만에 더세일콘도의 3.3㎡당 가격이 두 배로 급등했다”고 전했다. 또한 “반대로 같은 더세일이라도 호수 방향이 아닌 반대 도심을 바라보는 유닛은 같은 기간 집값 상승 폭이 절반밖에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호수 조망권은 단순히 시야뿐만 아니라 풍수지리학적으로도 인기다. 김 이사는 “싱가포르 인구의 70%를 차지하는 중국계 사람들은 풍수지리적 해석으로 강이나 호수·바다 등 물이 보이는 집이 재물운이 따른다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분양가부터 조망권에 따라 차등이 발생한다. 2017년 이스트코스트 지역의 시사이드레지던스는 시행사가 바다가 보이는 유닛을 1㎡당 1,000 싱가포르달러(80만원) 이상 더 높게 분양가를 책정했다. 115㎡ 면적의 유닛이라면 바다 조망이 한화로 1억원 이상 더 비싼 셈이다. 최상층 펜트하우스는 최고의 조망 프리미엄이 매겨진다.

더 세일(The Sail@Marina Bay) 콘도 실내 모습 /사진제공=허튼스 아시아




◇“한 뼘이라도 더”…조망권을 위한 분투
=조망권 프리미엄이 집값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주민들이 시야나 일조량에 대한 민원을 제기해도 정부가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용적률이 정해지고 필지별로 최고 높이가 제한되기 때문에 그 안에서 민간이 새로 건물을 짓다가 조망권이 훼손되면 그대로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김 이사는 “주민들이 조망권을 침해받는다고 시위를 해도 계획이 변경되거나 보상금을 받은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장기 도시 계획을 고려해 조망권 침해 가능성을 추정해 부동산 가치도 미리 산정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민이나 시행사들은 조망권을 더 확보하기 위해 힘쓴다. 토지 소유권을 가진 주민들은 지은 지 10년 이하는 찬성률 90%, 10년 이상은 80% 이상만 동의해도 자율적으로 재건축을 할 수 있다. 다만 마스터 플랜상 불가능한 규정만 잘 따르면 된다.

시행사들도 제한된 규정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조망권을 확보한다. 러쉬 프로그램(Urban Spaces and Hig-Rises Programme)은 ‘도심 속의 가든 (City in a Garden)’이라는 전략의 일환으로, 고층 빌딩이 즐비한 싱가포르의 도심 속에 녹색이 자연스럽게 묻어나게 하도록 2009년 처음 실시됐다. 국내에서 지상층에 일반을 위한 공원이나 공공시설을 제공하듯 싱가포르에서도 옥상 루프 가든, 스카이 가든, 수직 정원을 조성해 녹지대를 재생산한다. 용적률에 따라 연면적의 일정 비율을 녹지대로 만들어야 한다고 규정했기 때문이다.

개발회사들은 이 부분을 활용해 녹지를 늘리고 정부로부터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는다. 최고 층을 10~30m까지 올리면서도 건물 중간 테라스에서 조망권 프리미엄도 늘려 빌딩의 가치를 높인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도움말=리맥스코리아

스캇 타워(The Scotts Tower) 최상층 전경 /사진제공=허튼스 아시아


스카이라인(Skyline @ Orchard Boulevard)콘도 테라스 전망 /사진제공=허튼스 아시아


러쉬 프로그램이 적용된 오아시아 호텔(Oasia Hotel) 전경 /사진제공=허튼스 아시아, Oasia Ho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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