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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기대감까지 맞물려...증시 주변 몰린 돈만 200조

[뭉칫돈 증시로.. 머니무브 시작되나]

코스피 지수 15개월만에 최고

기업 이익 전년比 30조 늘듯

"회전율 이미 과열" 신중론도





지난해만 해도 국내 증시를 외면하던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고객예탁금, 머니마켓펀드(MMF) 등 증시 주변 자금으로 돈이 쏠리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초저금리 환경이 고착화되는 가운데 부동산 규제 역시 강화되면서 ‘대체재’인 주식을 재테크 수단으로 택하려는 개인투자자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상장사들이 지난해의 실적부진을 딛고 올해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평균 고객예탁금은 지난 16일 기준 28조3,000억원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1월에 비해 13.5%나 늘어난 액수다. 만일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이달 월평균 고객예탁금은 2018년 5월의 28조5,000억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게 된다. 고객예탁금은 증권사가 주식 투자자로부터 일시적으로 받아 보관하고 있는 돈이다. 주식시장에 곧바로 투입될 수 있는 일반인의 돈이라는 점에서 액수가 클수록 증시에 베팅하려는 개인투자자의 ‘예비 수요’가 많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또 다른 ‘증시 대기자금’으로 불리는 MMF와 종합자산관리계정(CMA)에도 돈이 쏠리는 모습이다. 이달 평균 MMF 규모는 121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의 112조3,000억원에 비해 7.9% 증가했다. CMA 잔액 총액은 52조4,000억원을 나타내며 1년 사이에 7.2% 늘었다. 특히 MMF 규모는 16일 기준 128조4,000억원으로 이달에만 23조원 증가했다.

MMF·CMA 잔액이 늘어나는 것만으로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실수요’가 증가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적절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MMF나 CMA에 머무르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에는 국내 지수가 상승세를 띠고 있어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자금을 비치하는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증시가 활황을 보이는 가운데 MMF·CMA·예탁금이 최근 들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주식시장 선호도가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0.54%(12.07포인트) 오른 2,262.64로 장을 마감했다. 2018년 10월5일 2,267.52에 거래를 마친 후 15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에만 2.9% 상승했다. 이러다 보니 개인투자자의 ‘추격매수’ 수요가 커질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투자심리 과열을 우려하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일부 수급지표에서 ‘심리적 과열’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일례로 이달 국내 주식시장 내 평균 예탁금 회전율은 40.7%로 집계됐다. 예탁금 회전율은 주식 거래대금을 고객예탁금으로 나눈 것으로 개인투자자들이 자신이 맡겨놓은 고객예탁금 중 얼마를 실제 주식 거래에 쓰는지 파악할 때 활용된다. 통상 예탁금 회전율이 40%를 넘으면 과열권 초입으로 여겨진다. 유가증권시장 내 신용거래융자 잔액도 이달 16일 4조2,000억원을 기록하며 올해에만 2,200억원이 늘었다. 코스닥시장까지 합치면 증가분이 5,000억원에 달한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 등으로부터 빚을 내 주식을 사고파는 것을 뜻한다. KB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유가증권시장 거래에서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6년 이후 저점 수준으로 내려왔다”며 “현재 시장 심리가 과열권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코스피지수가 2,262포인트까지 오르며 15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은 20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지수 흐름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저금리 환경이 고착화되는 가운데 정부에서 부동산 규제책을 꾸준히 내놓으면서 주식시장 주변으로 대기자금이 쏠리고 있다”는 해석이 좀 더 지배적이다. 더구나 지난해 12월16일 정부에서 전세대출 규제 방안을 내세운 데 이어 ‘주택매매허가제’까지 거론되면서 주식의 비교우위가 더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초저금리 환경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대책까지 강화되면서 증시에 투자하려는 개인이 늘고 있다”며 “더구나 최근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증시 주변 자금으로 자금이 쏠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바닥을 다진 상장사들의 실적이 올해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도 주가 상승 부담을 덜어낼 요인으로 꼽힌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되는 가운데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타결 등으로 대외 경기도 다소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펀더멘털’이 강해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 센터장은 “증권가 전망치가 있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을 중심으로 봤을 때 이들의 영업이익은 2018년 130조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80조원까지 떨어졌다”며 “올해는 상장사 실적이 110조~120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 이슈만 무사히 넘긴다면 코스피는 실적 중심 장세가 이어지면서 1·4분기에 무사히 2,300포인트를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우일·박성호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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