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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여긴 지옥이야, 각자 살아남자고





눈앞의 욕심 때문에 짐승이 돼가는 인간들이 있다. 결핍된 이들이 모이고 모이면 그곳은 지옥도가 된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소네 케이스케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과거를 지우고 새 인생을 살기 위해 남의 것을 탐하는 연희(전도연)와 사라진 애인 때문에 사채 빚에 시달리며 한탕을 꿈꾸는 태영(정우성), 가족의 생계를 힘들게 이어가는 가장 중만(배성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고리대금업자 두만(정만식)이 돈가방에 눈이 멀어 사투를 벌인다. 이 과정에서 얽힌 인물들의 이야기까지 전개는 촘촘하다.



작품은 소설이 원작인 만큼 책을 보는 것처럼 장(Chapter)을 나눠 각 인물의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인물들이 처한 상황이 에피소드별로 깔끔하게 묘사된다. 보는 이에 따라 이 구성은 이야기가 부드럽지 않게 느껴질 가능성도 있다.

연희(전도연)은 지루하게 늘어질 수 있는 전개에서 갑자기 등장해 몰입도를 극대화한다. 1시간 만에 등장한 그는 인물들이 얽히고설키는데 시동을 건다. 그의 등장과 동시에 영화는 쉬지않고 속도를 올린다. 뒤틀려있던 앞뒤 퍼즐이 맞춰지고, 관객들은 궁금했던 ‘빈 공간’을 맞춰가며 이야기를 받아들이게 된다.



독특한 구조임에도 배우들의 연기는 집중력은 놓지 않게 한다. 전도연은 뻔해 보일 수 있는 캐릭터를 몇겹으로 보이도록 한다. 과하게 힘을 주거나 소리로 분위기를 제압하지 않고 눈빛 하나만으로도 카리스마를 내뿜는다.

정우성은 무겁게 흐르는 분위기에 블랙 코미디를 더했다. 허당기 있는 태영을 표현하며 극에 위트를 담당했다. 매 작품마다 마치 ‘옷을 입는 듯한’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주는 배성우는 지극히 평범한 캐릭터조차 섬세한 감정선을 담아내며 진짜 배성우처럼 만들었다.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받은 만큼 잔인하고 선정적인 장면도 많지만 적나라하게 표현하지는 않았다. 김 감독이 “관객들이 보기 편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한 것처럼 아슬아슬한 수위가 이어진다.

다만 주조연의 비중의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많은 캐릭터들과 에피소드를 담아내다 보니 설득력이 떨어지는 부분들도 있다.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질 정도로의 절박함과 절실함이 수긍되지 않는 캐릭터도 있다. 베테랑 배우들과 주목받는 신인 배우들의 호화 라인업으로 화제된 것에 비해 분명 아쉬운 부분이다.

/추승현기자 chus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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