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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이런 비례대표제 무슨 의미가 있나

4·15총선을 앞두고 비례대표 후보 공천이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의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2중대 비례정당으로 불리는 열린민주당은 그동안 물의를 빚어온 인사들을 비례대표 상위 순번 후보로 공천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들에게 가짜 인턴증명서를 발급한 의혹으로 기소된 최강욱 전 청와대 비서관은 2번,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청와대를 떠났다가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은 4번으로 공천을 받았다. ‘조국 수호’를 외쳐온 ‘문빠(열성 친문세력)’ 일부만 열린민주당에 투표해도 이들은 당선권에 들어간다. 유권자들이 이들을 걸러내려고 해도 그럴 기회가 원천 봉쇄돼 있다.

민주당은 위성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정당투표 용지의 앞번호에 배치되도록 하기 위해 ‘의원 꿔주기’에 나섰다. 야당인 미래통합당이 그런 시도를 했을 때는 ‘법 위반’이라고 비난하면서 당 대표를 고발해놓고 오히려 더 노골적으로 의원 파견을 밀어붙이고 있다. 민주당은 일단 의원 7명을 시민당에 보내기 위해 일부 비례대표 의원을 제명하기까지 했다. 미래통합당도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공천 순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하루아침에 손바닥 뒤집듯 바꿨다. 가관인 것은 이번에 정당투표용지의 길이가 66㎝를 넘을 것이라는 점이다. 현재 등록 정당이 50개, 창당준비위원회가 27개에 달하기 때문이다.

비례대표 제도는 당초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고 직능대표성을 높인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하지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한 이번 총선에선 비례대표제의 본래 취지는 사라지고 부작용만 극대화되고 있다. 이처럼 막장 공천을 할 바에는 차라리 비례대표제 자체를 폐지하는 방안까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비례대표제를 둔 나라는 독일 등 80여개국에 불과하고 미국·영국 등 절반 이상은 이를 채택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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