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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웹툰 이름 얽매이기보다…K스토리 세계화에 더 집중해야죠"

■박정서 다음웹툰컴퍼니 대표 인터뷰

'이태원 클라쓰' 등 웹툰의 영상화 넘어

이야기와 세계관 키울 작업 수반돼야

박정서 다음웹툰컴퍼니 대표./권욱기자




2006년, 미디어다음에 입사한 한 신입사원이 동기들 중 유일하게 ‘만화 속 세상’을 맡겠다고 손을 들었다. ‘만화 속 세상’은 포털사이트 다음이 제공하는 여러 서비스 가운데 주요 서비스도 아니었고, 뉴스 서비스 하에 있는 일종의 만평으로 기획된 것이었다.

그로부터 14년 후, 시대가 바뀌었다. 웹툰은 수많은 사람이 즐기는 한국의 대표 콘텐츠가 됐고, ‘별종’ 취급 당하던 그 사원은 카카오페이지의 사내독립기업으로 ‘잘 나가는’ 다음웹툰컴퍼니의 대표 자리에 앉아 있다.

최근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다음웹툰컴퍼니(이하 다음웹툰) 사무실에서 만난 박정서 대표는 “‘K웹툰’이라는 이름에 얽매이기보다는 더 큰 가능성과 가치를 갖는 ‘K스토리’ 발굴에 주력하려 한다”며 “웹툰은 다양한 장르의 규모 있는 스토리를 다루고 있는 만큼 드라마·영화 등과의 협업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화제가 된 다음웹툰 원작의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는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을 뿐만 아니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됐고, 일본에서는 가장 많이 본 작품 2위에 오르기도 했다. 현재 MBC에서 방영 중인 ‘저녁 같이 드실래요’와 JTBC ‘쌍갑포차’도 다음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내후년까지 ‘나빌레라’ 등 다음웹툰을 원작으로 한 10여 편이 드라마·영화화될 예정이다.

웹툰, K스토리의 대표 주자로


박정서 다음웹툰컴퍼니 대표./권욱기자




다음웹툰은 이제 성공한 웹툰을 어딘가에서 영상화해주길 기다리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갔다. 제작단계부터 웹툰과 영화를 함께 기획해 선보이는 시도를 처음으로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영화투자배급사 메리크리스마스와 손잡고 한국 첫 SF 영화인 ‘승리호’를 첫 단계부터 함께 기획, 영화와 웹툰을 비슷한 시기에 공개한다. 웹툰은 지난 27일 공개됐으며, 영화는 올여름 개봉을 노리고 있다. 박 대표는 “이 시도를 통해 웹툰 연재부터 영상화까지 걸리는 시간을 크게 단축하게 된 것은 물론, 기획단계부터 많은 이들이 머리를 맞대기 때문에 이야기가 더욱 풍성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웹툰의 변천사와 함께해온 그는 웹툰 업계의 굵직한 변곡점이 된 작품으로 ‘은밀하게 위대하게’와 ‘미생’을 꼽았다. 그는 “웹툰을 대중적으로 알린 이은 2008년~2009년 무렵 강풀 작가였다”며 “이후에도 웹툰을 영상화했을 때 잘 안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좋은 성적을 거두며 사업을 변화시켰다”고 평했다. 영화화에 국한됐던 웹툰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킨 작품은 ‘미생’이었다. tvN 드라마 ‘미생’이 인기를 누리면서 출판, 웹툰, 굿즈까지 모두 성공을 거뒀다. 이제는 영상화가 불가능해 보이는 작품도 가능한 시기가 됐다. 박 대표는 다음웹툰에서 12년째 연재 중으로 등장인물이 400명 넘게 나오는 히어로물 ‘트레이스’를 꼽으며 “‘반지의 제왕’도 예전에는 영상화가 불가능하다고 보였지만 기술력, 자본력이 갖춰지면서 영화로 제작될 수 있었던 것처럼 ‘트레이스’도 이제는 영상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정서 다음웹툰컴퍼니 대표./권욱기자


오랜 기간 웹툰을 보아온 박 대표에게 신인 웹툰작가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묻자 그는 ‘자신의 콘텐츠를 앙상하게 만들지 말라’고 했던 박찬욱 감독의 말로 운을 띄웠다. “웹툰 콘텐츠가 많아지면서 어렵거나 복잡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건 어떻게 보면 한국 시장에 국한된 겁니다. 해외 시장에서는 좀 더 풍부한 이야기들이 다른 방식으로 소구될 수 있죠. 시장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지금 이 시점에 드리고 싶은 조언은 너무 기능적인 부분에 매몰되지 말고, 이야기와 세계관을 풍부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지난 2016년 취임한 박 대표의 목표는 ‘K스토리의 세계화’다. 그는 “‘이태원 클라쓰’가 한국에서 만들어져서 해외로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말 ‘K스토리’라고 불리기 위해선 그 나라 문화에서 맞게 현지에서 제작돼야 한다”며 “영화 ‘수상한 그녀’가 각국 문화에 맞게 다시 제작돼 사랑받은 것처럼 ‘이태원 클라쓰’에서도 이러한 K스토리의 세계화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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