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망가지지 않으면 배울 수 없습니다. 즉 실패를 두려워하면 도전할 수 없습니다. 또 긍정은 언제나 길을 찾게 합니다. ‘잘 될 거야’ 같은 자기 최면이 아니라 조그만 일에서라도 긍정적인 면을 찾는다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문제 해결의 자세, 삶의 자세를 의미합니다.”
30일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0’의 부대행사 ‘유스포럼’에서 강연을 맡은 데니스 홍 미국 UCLA 기계항공공학과 교수는 그의 로봇 개발 과정을 소개하며 과학자가 가져야 할 자세 및 정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유스포럼’에는 한국 과학의 미래를 이끌어갈 학생들이 참여한 만큼 이들이 앞으로 어떤 자세를 가지고 과학기술 개발 등에 임해야 하는지 팁을 얻을 수 있는 자리였다. 홍 교수는 “발의 걸림돌이나 발의 디딤돌이나 다 같은 돌이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를 뿐”이라며 “생각의 전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ULCA 산하 로봇연구소 ‘로멜라(RoMeLa)’를 설립한 세계적 로봇공학 박사인 홍 교수는 세계 최초로 시각장애인이 직접 운전하는 자동차를 개발했다. 여러 성과를 바탕으로 2007년 미국국립과학재단(NSF) 젊은 과학자상을 필두로 수상을 이어왔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2017~2019년 로멜라에서 선보인 로봇을 소개하며 그가 어떻게 고정관념을 깨고, 어떻게 새로운 도전을 이어왔는지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사람 모양을 한 로봇을 계속해서 만들어왔는데 어린이의 눈으로 내가 아는 로봇에 대한 모든 것을 버리고 다시 바라보기로 했다”며 “사람처럼 두 발로 걷는 로봇은 아직 불안정한 측면이 많은데 ‘왜 로봇이 꼭 두 발로 걸어야 하지?’라는 생각을 시작으로 새로운 시도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고민 끝에 그는 사람처럼 생기지 않은 이족보행 로봇이지만 안정적으로 걸어가는 ‘NABi(나비)’를 개발했으며, 다리가 팔의 역할을 하고 팔이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ALPHRED(알프레드)’, 로봇을 움직이게끔 하는 동력장치인 ‘BEAR(베어)’를 개발했다.
홍 교수는 강연 말미에 다시 한번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그는 “개발을 바탕으로 더욱 진화된 나비2와 알프레드-2도 선보였다”며 “‘알프레드-2’를 공식적인 자리에 선보이기 이틀 전에 주저앉아버리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이를 바탕으로 로봇이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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