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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파 라면 먹으려다…119에 "살려주세요" 외친 '초등생 형제' 여전히 의식불명(종합)

/연합뉴스




비대면 수업으로 등교하지 못한 상황에서 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라면을 끓여먹으려다 불이 나 중화상을 입고 중태에 빠진 초등학생 형제가 여전히 의식불영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형제는 불이 난 직후 119에 전화를 걸어 “살려달라”고 외친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의 어머니는 평소 우울증과 불안증세로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소방당국과 경찰, 인천시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전 11시10분쯤 인천시 미추홀구 빌라에서 A(10)군과 B(8)군이 라면을 끓여 먹던 중 화재가 발생해 형제가 모두 전신에 화상을 입었다.

형제는 불이 난 뒤 119에 전화를 걸어 “살려주세요”라고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고 소방당국은 휴대폰 위치 추적을 통해 불이난 빌라를 확인하고 10여분 만에 불길을 잡았다.

하지만 4층 빌라 중 2층에 있는 집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형제는 이미 전신에 화상을 입는 등 크게 다친 상태였다.

A군은 전신 40% 화상을 입었고, B군은 5% 화상을 입었지만, 장기 등을 다쳐 위중한 상태다.

형제는 평소 학교에서 급식을 먹었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학교가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면서 스스로 끼니를 해결하려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머니와 함께 사는 이들 형제는 기초생활 수급가정으로 경제적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정세균 국무총리 페이스북




특히 형제는 과거 어머니로부터 학대를 당해온 것으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지난 2018년 9월16일부터 올해 중순까지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 한 빌라에서는 ‘이들의 어머니인 C(30·여)씨가 자녀 2명을 돌보지 않고 방치한다’는 내용의 이웃 신고가 3차례나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아동보호전문기관은 올해 5월12일 C씨를 방임 및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으며 인천가정법원에 피해아동보호명령을 청구했다.

C씨가 우울증과 불안 증세를 보이고 경제적 형편상 방임의 우려가 있는 것으로 판단해 어머니와 아이들을 격리해달라는 보호명령 청구로 폭력행위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법원은 지난달 27일 보호명령 청구를 기각하면서 C씨는 1주일에 한 번씩 6개월 동안, 아동은 12개월 동안 상담하도록 상담위탁하도록 판결했다.

한편 인천 미추홀경찰서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C씨를 불구속 입건해 지난달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화재 사고 조사 이후 아동보호전문기관과 함께 학대 피해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고와 관련,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SNS를 통해 “인천에서 초등학생 형제가 라면을 끓여 먹다 불이나, 이틀이 지난 지금까지도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정부도 코로나19로 돌봄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을 위해 실질적 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철저히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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