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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우리 모두 미래를 가꾸는 사람들이다

모종화 병무청장





지루한 장마와 역대급 태풍으로 우리를 지치게 했던 상처투성이 여름이 지나가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게 가을이 다가오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여름 내내 울어대던 매미 소리가 잠잠해지나 싶더니 어둑해진 숲길에서는 각종 풀벌레 소리의 향연이 펼쳐진다. 그렇게 우리도 모르는 사이 계절이 옷을 갈아입었다.

가을은 풍요로운 수확과 결실의 계절이다. 이 풍성함 뒤에는 봄과 여름 내내 땀 흘려 곡식을 기른 농부들이 있다. 농부뿐만 아니라 병역의 의무를 다하는 후계 농어업인 그리고 국민 각자가 주어진 삶 속에서 땀 흘려 노력했기에 가을의 결실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봄에 뿌린 씨앗이라고 해서 반드시 풍성한 열매로 우리에게 보답해주지는 않는다. 인고의 시간과 성장의 고통 없이는 가을의 충만함을 바라기 어려운 것이다.

올해로 병무청은 창설 50주년을 맞았다. 지난 1970년 창설 이후 크고 작은 격랑의 파도를 헤쳐오며 격변의 반세기를 지나왔다. 과거 병역비리 논란 등으로 국민의 차가운 시선을 받기도 했지만 그럴수록 병무청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고 시대 흐름에 맞게 병무행정을 발전시켜왔다.



어둠이 깊을수록 새벽이 가깝다고 했다. 희미하게 날이 밝아오는 무렵의 여명(黎明)은 어둠을 거두는 빛이며 또 희망의 빛이기도 하다. 병무청도 지난 50년 인고의 땀방울을 잊지는 않되 그 지나온 발걸음을 발판 삼아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과거의 정해진 틀 안에 갇혀 있지 말고 다가오는 50년의 미래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

그 시작의 출발에는 ‘청춘 디딤돌’이라는 병역진로설계사업이 있다. 병역이행 전과 후 삶의 경로가 단절되지 않도록 병역을 디자인해 병무행정의 패러다임을 바꿔나가고 있다. 또한 4차 산업혁명의 트렌드에 발맞춰 인공지능(AI)에 기반을 둔 상담 ‘챗봇’을 도입해 24시간 365일 민원상담을 가능하게 하고 있으며 모집병 화상면접 실시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언택트(비대면) 병무행정도 발 빠르게 그 영역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예년과는 조금은 다른 가을을 맞이하고 있다. 가을이 주는 수확의 풍요로움을 느끼기도 전에 부자연스러운 일상을 먼저 느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둡고 긴 터널 속 인고의 땀방울을 값진 자산으로 여기고 다가올 내일을 차분히 준비한다면 분명 새벽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성큼 다가와 있을 것이다.

자연은 거짓말하지 않는다고 한다. 노력한 만큼 되돌려준다는 것이다. 병무청도 불요한 규제의 가지를 과감히 잘라내고 한발 앞서 내다봐 국민에게 받은 50년의 소중한 시간에 보답하고자 한다. 우리는 모두 미래를 가꾸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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