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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택의 세상보기] 새해 경제 가름할 4대 키워드

정석인하학원 이사장

경제회복 속도 백신 접종에 달려

투자환경 개선으로 고용 늘리고

美中 사이에 낀 韓 대비책 세워야

보선·대선도 경제 흔들 불안요소

현정택 정석인하학원 이사장,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는 일찍이 현대사회가 ‘불확실성의 시대’라고 했다.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전염병으로 수많은 사람이 죽고 전 세계 경제가 큰 혼돈을 겪는 지금 상황도 그렇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2021년이 특이한 불확실성의 해라고 하면서 숫자 21이 카지노 블랙잭 판을 떠올리게 한다고도 했다.

이 불확실한 새해 경제를 가름할 네 가지 키워드는 백신, 고용, 미중 패권 전쟁, 선거다. 코로나19 백신은 지난해 말 화이자와 모더나에서 95% 면역 효과가 있는 제품을 개발·보급하고 미국과 유럽이 접종을 개시해 희망의 싹을 보였다.

그러나 새해를 맞아 환자가 매일 미국은 20만 명, 영국은 5만 명씩 나오고 전파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도 나타났다. 경제·기술 대국인 미국에서 약 30초당 한 명꼴로 사망자가 생기고 병원에 넘친 코로나19 환자로 교통사고가 발생해도 치료를 못 하는 기현상을 맞고 있다.

올해 말까지 생산될 백신은 수십억 회 분량으로 제대로 접종해 광범위한 면역을 형성한다면 방역은 물론 경제활동을 정상화하는 기틀을 마련한다. 그런데 미국은 지난 12월 2,000만 명분을 확보하고도 실제 접종은 270만 명밖에 못 했고 프랑스도 속도가 느리다. 안전성을 이유로 백신을 안 맞겠다는 사람들도 30%나 된다고 한다.

한국은 지난해 환자 발생 숫자가 상대적으로 적고 봉쇄 강도도 낮아 경제적 충격이 덜했다. 반면 백신 확보가 늦었고 특히 예방 효과가 높은 화이자 제품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도입 시기가 매우 처진다. 세계도 한국도 기대하는 올해 경제 회복, 그 속도와 수준이 백신에 달려 있다.



감염병이 멈추면 생산과 수출은 회복되며 지난해 3·4 분기 세계 각국이 이를 경험한 바 있다. 그러나 고용은 바로 늘지 않았으며 향후 경로도 불분명하다. 미국은 실업률이 3.5%에서 14.7%로 올랐다가 11월에 6.7%로 내려갔지만 장기 실업자는 별로 줄지 않았다.

한국은 지난해 취업자가 22만 명 감소하고 올해는 15만 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년 전 수준으로도 못 돌아간다는 얘기인데 고용이 안 되면 국민의 실제 경제생활은 나아질 수 없다. 대학과 실업계 고등학교 졸업생의 취업 기회가 사라져 청년 잠재 실업률은 25%로 올라갔다. 새해 초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10곳 중 6곳이 고용을 동결 또는 축소하겠다고 답했다. 그만큼 고용 시장이 불확실하다는 뜻이다. 일자리 창출의 주역인 기업의 투자 환경을 조성해 고용이 회복되게 만들어야 한다.

연초에 뉴욕증권거래소가 차이나텔레콤 등 3개 중국 통신 회사의 상장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국 정책 중 하나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더라도 이 같은 중국 압박 정책을 계속할 것이다. 바이든은 중국에 상호주의를 강력히 요구하고 미국 제품 구매(Buy American) 정책도 확대할 계획이다. 거래를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비교해 원칙을 강조하며 중국의 패권 도전을 용납하지 않는 바이든 당선인이 대립각을 더 세울 수도 있다. 두 강대국의 패권 전쟁으로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표방해온 한국은 설 땅이 좁아지는데 그에 대비해야 한다.

올해 4월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 내년 봄에는 대통령 선거가 있을 예정이다. 우리는 지난해 기본소득 논의,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임대차 3법 개정처럼 정치가 경제정책을 주도하는 일을 겪었다. 곳곳에 불안 요소가 있는 올해 한국 경제를 정치가 더 흔드는 일이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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