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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클라쓰'가 겹쳐 보이는 '경이로운 소문'[SE★VIEW]





시청률 9%를 돌파하며 OCN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의 호평에 제동이 걸렸다. 원작 웹툰과 다른 흐름에 일부 시청자들로부터 ‘고구마 전개 아니냐’는 불만스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주 방송된 9, 10화는 소문(조병규)이 악귀를 잡는 카운터 자격을 박탈당하는 과정과, 이후 전개가 원작과 너무 다르다는 지적이 나왔다. 웹툰과 달리 카운터와 융 파트너(이승과 저승 사이에서 카운터와 교감하는)의 교감이 부족하고, 카운터 자격을 박탈당한 소문의 기억을 지웠지만 사실은 그대로 남아있었다는 설정 등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

원작 웹툰의 가장 큰 매력은 소위 ‘사이다 전개’에 있었다. 저마다 특수한 능력을 지닌 카운터들이 만나는 악귀마다 호쾌하게 때려잡으며 앞으로, 앞으로 치고나갔다. 드라마 초반 등장한 학교폭력을 일삼는 일진 청소년들을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방식으로 때려잡고, 학부모와 경찰 교사까지 소문을 몰아세우는 가운데 늠름하게 등장해 “재산 1조도 안 되는 것들이”라며 일침하는 최장물 회장(안석환)의 모습은 웹툰의 통쾌함을 고스란히 재현시켰다.

악귀 3단계인 지청신(이홍내)과 그를 추종하는 백향희(옥자연), 다른 악귀들이 세를 형성하는 과정과 때를 기다리며 힘을 키우던 카운터들의 맞대결도 마찬가지. 이들이 각자 힘을 키우는 과정에서 능력을 키우거나 상대의 약점을 알아가고, 교묘한 계획으로 인해 위기에 몰렸으나 통쾌하고 시원하게 한방 두방 여러방 먹이는 흐름도 웹툰의 ‘다음 페이지’를 누르지 않고는 도저히 잠들 수 없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이런 흐름은 초반 드라마의 흥행에 가장 큰 몫을 담당했다. 동네 히어로라는 참신한 인물과 악귀 퇴치라는 익숙해보이는 스토리의 만남, 악귀를 때려잡는 과정에서의 다양한 액션으로 시각적 재미까지 잡으며 2%대로 출발한 작품을 10회 만에 9%대까지 성장시켰다. OCN 대표작인 ‘나쁜녀석들’이나 ‘보이스’, ‘38사기동대’, ‘라이프 온 마스’의 시청률은 진작 뛰어넘었다.



원작 팬들이 제기하는 불만은 지난주 방송부터 시작된다. 9화와 10화에 등장한 여러 에피소드는 원작에 없는 ‘드라마를 위해 추가된’ 설정이 많았다. 지금쯤이면 완전히 강해졌어야 할 소문에게 계속 덧입혀지는 위기, 사실 한방거리밖에 안되는 태신건설 소속 깡패들의 지속적인 위협, 신명휘 중진시장(최광일)과 조태신 태신그룹 회장(이도엽)에게 오폐술 관련 공탕먹이는 모습 등이 지적받았다.

아울러 소문의 카운터 박탈 에피소드도 가볍게 극복하고 의지를 불태우는 수단으로 삼는 것이 아닌 ‘위기’에 봉착하게 만들면서 이야기에 전반과 후반 사이 쉼표를 찍은 격이 됐다.



이는 지난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JTBC ‘이태원 클라쓰’와 유사한 흐름이다. ‘이태원 클라쓰’는 소신있게 살아가는 청년들의 직진 성공담을 앞세운 원작 웹툰의 매력을 잘 구현했으나, 중반에 혼혈아인 직원 에피소드와 로맨스를 과하게 넣으면서 속도를 늦췄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로 인해 11회부터 13회까지 시청률이 소폭 하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웹툰 원작자가 극본을 쓴 만큼 후반으로 갈수록 메시지를 굳건히 끌고 나가 마지막회 16.5%(닐슨코리아)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경이로운 소문’은 이제 10회를 마치고 6회가 남아있다. 잠시 주춤했으나, 현재까지 원작의 궁극적인 메시지를 향해 잘 달려왔다. 악당과 정치권을 둘러싼 모종의 결탁, 이를 파헤치는 정의로운 영웅들. 힘을 가졌으나 그 힘을 무차별적인 폭력으로 되갚지 않는, 정당한 방법으로 그들을 벌하고 그로 인해 조금이나마 나은 새로운 세상을 꿈꾸게 하는 것. 한층 깊어진 소문의 내면과 성장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전면에 끌어내고 있다.

덕분에 이 판타지 액션 드라마는 어떤 수사극과 법정극 못지않은 강렬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평범해 보이는 동네 영웅들이 악귀로 둘러싸인 세상을, 더 악한 인간들로부터 구해낸다는 통쾌함. ‘이태원 클라쓰’처럼 16부작이 마무리되는 시점에는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원작의 메시지를 느끼고 시즌2를 기다릴거라 믿는다. 웹툰처럼.



/최상진기자 csj845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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