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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왕' 신춘호, 농심 회장 물러난다

500만원으로 2조대 라면 기업 일구고 56년만에 일선 후퇴

농심, 내달 주총서 신춘호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않기로

차기 회장엔 '농심홀딩스 최대주주' 장남 신동원 부회장 유력

신춘호(사진 왼쪽) 농심 회장과 장남 신동원 부회장.




‘라면 왕’ 신춘호(사진) 농심 회장이 56년간 지켜온 농심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업계에서는 장남이자 농심홀딩스 최대 주주인 신동원 부회장이 차기 회장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농심은 다음 달 25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신 회장의 임기는 다음 달 16일까지다. 주주총회에는 신 회장의 장남인 신동원 부회장과 박준 부회장, 이영진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상정됐다.

1932년생으로 올해 92세인 신 회장은 세계 5위 라면 회사를 일구며 국내 라면 시장을 키운 장본인이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 창업주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둘째 동생이다. 신 회장은 일본롯데 이사로 재직하던 지난 1960년대 당시 신격호 명예회장의 라면 사업 만류를 무릅쓰고 1965년 농심의 전신인 롯데공업을 세웠다. 롯데공업은 1966년 1월 자본금 500만 원으로 대방공장을 준공하면서 본격적으로 라면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신 회장은 1978년 기업명을 ‘농심’으로 바꿔 제2의 창업을 선언하면서 롯데그룹에서 독립했다. 신 회장은 1992년 10월 농심 회장직에 오른 뒤 등기이사직을 맡아왔다. 농심은 1970년대 초 닭고기 육수 중심의 국내 라면시장에서 주목 받지 못했으나 신 회장은 닭고기 대신 소고기 육수를 사용한 ‘소고기라면’으로 승부수를 던져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이후 ‘너구리’ ‘육개장 사발면(1982년)’ ‘안성탕면(1983년)’ ‘짜파게티(1984년)’ ‘신라면(1986년)’ 등 히트 상품을 줄줄이 출시하며 1991년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신 회장은 고령에도 매일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본사로 출근해 경영 현안을 직접 챙길 정도로 일생을 라면 생산에 애정을 쏟았다. 농심의 한 관계자는 “신 회장은 세부 경영 현안은 세 아들과 전문 경영인에게 맡겼지만 그룹의 전략 방향과 신사업 등 핵심 사안은 직접 진두지휘해왔다”며 “등기 임원직에서만 물러나는 것일 뿐 회장직은 당분간 유지한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2003년 농심을 인적 분할해 지주회사 ‘농심홀딩스’를 신설하면서 후계를 위한 준비를 해왔다. 현재 상장, 비상장, 해외 법인 계열사 총 35개사를 산하에 두고 있다. 상장사는 농심홀딩스·농심·율촌화학 등 3곳이다. 농심그룹은 현재 신 회장의 세 아들인 신동원 농심 부회장(장남),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차남),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삼남)을 중심으로 승계 판이 짜여 있다.

농심 차기 회장 자리에는 신동원 부회장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신동원 부회장은 1997년 농심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데 이어 2000년에는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사실상 농심 경영을 맡아 왔다. 농심홀딩스는 신동원 부회장 지분율이 42.92%로 최대주주이고 신동윤 부회장이 13.18%를 보유하고 있다. 율촌화학은 농심홀딩스(31.94%)가 최대주주이고 차남인 신동윤 부회장이 2대 주주(13.93%), 신춘호 회장이 13.5%를 가지고 있다. 메가마트는 삼남인 신동익 부회장 지분 56.14% 외 다른 형제들의 지분은 없어 사실상 계열 분리가 완료된 상황이다.

신동원 부회장은 이미 재계 안팎에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신 부회장은 1958년생으로 고려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1994년 농심 전무, 1997년 농심기획 대표이사, 1997년 농심 국제담당 대표이사, 2000년부터는 농심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아 농심을 이끌었다. 지난해 농심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 매출은 2조 6,398억 원으로 전년보다 12.6%, 영업이익은 1,603억 원으로 103.4% 증가했다. 농심 관계자는 “농심홀딩스 신설 당시부터 후계를 위한 작업이 이뤄졌다”며 “추후 신동원 부회장이 차기 회장직에 오를 가능성 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김보리 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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