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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에 기술 더하니…상상 속 미래가 눈앞에[책꽂이]

■컨버전스 2030

☞피터 디아만디스·스티븐 코틀러 지음(박영준 옮김, 비즈니스 북스 펴냄)

이종간 융합으로 빠르게 혁신·발전

800㎞ 떨어진 직장에 59분만에 출근

6년뒤 자율차·하이퍼루프 등 일상화

우주여행·인간 대체 로봇도 '성큼'

기후위기 해결하고 新 일자리 창출

기술 진보로 장밋빛 사회·사례 제시

사진 설명




미래 도시 상상도./사진출처=픽사베이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 사는 제이든은 아침 식사 후 아이 볼에 뽀뽀를 하고 집을 나선다. 오전 회의는 800㎞ 정도 떨어진 뉴욕에서 열린다. 문 밖으로 나가자마자 인공지능(AI) 비서가 미리 호출해둔 우버 자율주행차에 올라탄다. 탑승 후 잠시 눈을 붙이면 차는 이내 인근 하이퍼루프 역에 도착한다. 초고속 열차와 엘리베이트 비행 자동차를 연이어 타고 내리면 맨해튼의 스카이포트에 도착한다. 미리 대기 중이던 우버 자율주행차를 또 한번 타고 회의장으로 간다. 집을 떠난 후 회의장에 도착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59분이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 어느 날의 출근길 풍경이다. 이는 미국의 저명한 미래학자이자 혁신 기업가인 피터 디아만디스가 과학 전문가인 스티븐 코틀러와 함께 통찰력을 발휘해 공동 저술한 신간 ‘컨버전스 2030 미래의 부와 기회(원제 : The future is faster than you think)’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아직은 머나먼 미래의 일처럼 여겨지는 이 날을 저자들은 언제쯤으로 상정했을까. 불과 6년 뒤인 2028년이다.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이라고 여기는 이들을 향해 저자들은 네트워크의 발달 과정을 한번 복기해 보라고 제안한다. 역사상 가장 오래된 네트워크는 1만 년 전 신석기 시대 최초로 도로를 구축하며 탄생했다. 처음에 사람들은 시속 5㎞의 황소 수레를 이용해 정보를 교환했다. 1만 년이 흐르는 동안 황소가 말로 바뀌고 바다를 항해하는 돛단배가 발명되기는 했지만 정보 전달 속도가 크게 빨라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1844년 새뮤얼 모스가 ‘신은 무엇을 만들었나(What The God Wrought)’라는 네 단어의 전신을 타전하면서 세상은 크게 달라졌다. 그로부터 32년 후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의 전화 통화 성공으로 네트워크 능력은 한층 향상됐고, 현재 지구 상 모든 곳에는 광섬유 케이블, 무선 네트워크, 인터넷 회선, 공중 플랫폼 등이 빈틈 없이 자리 잡았다. 다시 말해 기술의 발전이 초반에는 굉장히 느리지만 잠복기와 파괴적 혁신기에 다다르면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세상을 바꾸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오늘날에는 서로 다른 기술이 ‘융합’을 통해 상상 이상의 속도로 세상을 바꾸고 있다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AI, 로봇공학, 가상현실, 생명공학, 나노공학 등이 엄청난 속도로 세상을 바꾸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20년 동안의 변화보다 향후 10년 동안 일어날 혁신과 발전은 훨씬 더 큰 규모일 것이라는 게 저자들의 주장이다. 게다가 이미 테슬라, 아마존, 알파벳과 같은 굴지의 기업들은 물론 실리콘밸리의 작은 스타트업들도 비즈니스 기회를 잡기 위해 미래로 가는 길로 뛰어들고 있다고 말한다. 자율주행차나 우주 여행은 물론 인간 대체 로봇, 실험실 고기, 블록체인, 인간 두뇌 연결를 통한 집단 지성 도출, DNA 분석 맞춤 치료 등의 영역에 숱한 기업가와 혁신가들이 열정적으로 참여 중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들은 기술 진보의 어두운 면에 대한 세상의 우려 섞인 시각도 간과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기술의 선한 활용이 세상의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저자들은 확언한다. 예를 들어 드론을 이용한 삼림 복구나 양식업 재창조, 수자원 스마트 그리드 시스템, 가상 현실을 활용한 교육, 인공위성을 활용한 산불 감시 시스템 등 일부는 이미 현실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현재 빈곤국 중 상당수가 일조량이 많은 곳에 위치해 있으며, 이들에게 태양광 발전 기술이 적용되면 에너지 확보와 깨끗한 물을 만들어내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일자리 감소 문제에 대해서도 일부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을 피할 수는 없지만 새로운 기술의 탄생은 늘 또 다른 일자리의 출현으로 이어졌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또한 BMW의 분석 결과 등을 토대로 인간과 기술의 협업이 더 높은 효율을 낳는다고 설명한다.

현재 우리는 기술 융합 덕에 역사상 어느 때보다 ‘가능성’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긍정적 결과물은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기술 발전의 속도 만큼이나 거대한 노력과 협업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미래의 풍경이 우리의 기대와 달라질 수도 있다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1만9,800원.

/정영현 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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