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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채금리 왜 더 올랐나…“파월이 아니라고 해도 시장이 못 믿으면 끝”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제롬 파월 연준 의장. 그는 이날 비둘기파적인 발언을 많이 했지만 시장은 반대로 반응했다. /AP연합뉴스




4일(현지 시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시장을 뒤흔들었습니다. 물론 좋은 쪽은 아닙니다.

이날 나스닥은 2% 넘게 빠졌고 다우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도 1% 이상 하락했습니다.

파월 의장이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한 화상 대담에서 경기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과 올해 금리인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지만 시장의 확신을 얻는 데 실패했습니다.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과 시장이 원하는 것, 앞으로의 전망을 짚어보겠습니다.

“올해 최대 고용 달성 못 해…금리인상 속도에 주목하고 있다”


사실 이날 파월 의장은 매우 비둘기파적인 발언을 많이 했습니다. 몇 가지 발언을 추려보면,

① 4%는 좋은 실업률 수치지만 최대고용은 이보다 더 높아야, 올해 4% 도달할 가능성 거의 없어

② 금리인상 속도 눈에 띈다, 내 주의를 끌고 있다

③ 채권시장, 무질서한 상황이나 우리의 목표달성을 위협하는 금융시장 상황을 우려한다

④ 기저효과에 인플레이션 생길 수 있지만 일회성(one time effect)이다

⑤ 일시적인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인내할 것이다(will be patient)

파월 의장의 발언에 국채수익률이 더 상승, 연 1.5%를 다시 돌파했다. /로이터연합뉴스


파월 의장 입장에서는 이날 상황이 매우 곤혹스러울 것입니다. 위에서 보듯 나름 비둘기파적인 언급을 많이 했는데 시장은 정반대로 움직였으니까요. 채권금리의 인상속도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올해는 금리인상이 없다고 못박았음에도 말이죠.

특히 그는 금리인상의 전제조건인 최대고용과 평균 2%의 인플레이션에 올해 도달할 가능성이 없다고 했습니다. 경제가 정상화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죠.

파월 의장은 또 연준은 특정 지표가 달성됐음을 확인한 뒤에 움직이며 그에 대한 기대만으로 정책을 변경하지 않는다는 점을 수차례 밝혔는데요. 4%보다 낮은 실업률 수치를 달성하고 평균 2%의 인플레를 달성하면, 그때가서 금리인상을 고민한다는 겁니다. 올해 이런 기준에 달성하면 금리를 올리는 것이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백신접종이 이뤄지면서 몇 달 안에 고용시장이 좋아질 것이지만 금방 될 일은 아니다”라며 “명확한 진전을 보기 원한다.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때까지는 자산매입도 지금 수준을 유지한다고 했는데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아직 1,000만 명가량이 일자리를 되찾지 못한 상태라는 점을 파월 의장은 강조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긴축과 관련해서는 “시장을 놀라게 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연준이 통제력을 잃을 수 있다고 시장이 생각하는 것 자체가 위험”


하지만 이같은 파월 의장의 노력은 월가의 눈높이를 맞추지는 못했는데요. 파월 장관의 발언 이후 10년물 채권수익률이 1.5%를 돌파한 게 대표적입니다. 이에 맞춰 증시는 하락했죠.

월가의 전설이라고 불리는 아트 캐신 UBS 객장담당 디렉터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수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중요하지 않다”며 “만약 시장이 연준이 통제력을 잃을 것이라고 믿는다면 그것 자체로 위험하고 심각한 문제”라고 했습니다. 매우 날카로운 지적인데요.

시장은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은 낮을 것이고 내년까지는 문제없을 것이라고 계속해서 얘기하고 있지만, 연준이 생각하는 것 이상의 인플레이션이 올 수 있으며 이에 국채금리 상승은 지속한다고 봅니다.

아트 캐신 UBS 객장 담당 디렉터의 분석은 날카롭다. 파월 의장이 계속해서 2% 이상의 인플레이션이 없다고 얘기해도 시장이 못 믿으면 그것 자체가 문제라는 뜻이다. 그의 말처럼 시장은 살아 움직이는 존재 같아 조절이 어렵다. /CNBC 방송화면 캡처


여기에 한순간에 연준이 금리 통제력을 잃게 되면 결국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릴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일시적이라는 단서를 달았고 앞서 수차례 언급한 부분이지만 이날 파월 의장도 기저효과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있을 수 있다고 시인했습니다.

실제 시장은 더 큰 것을 원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국채금리 상승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지만 금융시장 전체적으로 보다 큰 차원에서 바라보고 있다는 식으로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내용이 없었던 겁니다.

단기채권을 팔고 장기물을 더 사들여 전체적으로 수익률을 평탄화하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에 대한 기대가 있던 투자자 입장에서는 뭔가 힌트라도 찾기를 원했지만 이를 얻지 못했는데요. 미 경제 방송 CNBC는 “연준이 자산매입 변화를 시사하지 않은 데 일부 투자자들이 실망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연준, 결국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내몰릴 것”


추가로 고려해야 할 것은 이날 행사의 특성상 파월 의장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도입 같은 정책변화를 직접적으로 거론할 수 없었다는 현실적 제약이 있다는 점입니다. WSJ 행사이기 때문이죠. 그가 연준 의장이긴 하지만 어쨌든 이사회의 한 구성원이고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논의되고 최종 결정돼야 할 사안입니다. 기술적인 문제도 있었다는 얘기죠.

어쨌든 시장에서는 연준이 결국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기대도 섞여 있다고 봐야 할 텐데요. 구겐하임의 스콧 미너드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준은 이미 몇 개월 전에 이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지금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금리급등을 보게 될 것”이라며 연준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해야 만하는 상황으로 내몰릴 것이라고 봤습니다. 아트 캐신 UBS 디렉터도 “연준이 마법의 지팡이를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은 안다”면서도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해야 시장을 다시 안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뉴욕=김영필 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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