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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주총서 결판”…'경영권 분쟁' 전운 감도는 상장사

금호석유·한진·한국앤컴퍼니 등

올 정기주총 표대결 대기업 잇달아

코스닥 기업도 대주주 간 분쟁 예고

"잡음 기업 변동성 커 투자 주의를"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국내 상장사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일부 기업의 대주주에게는 운명이 걸린 ‘표 대결’의 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전에는 코스닥 기업에서 자주 벌어지던 경영권 분쟁이 올해는 대기업으로까지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쏠리는 모습이다.

5일 금융 투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박철완 금호석유(011780)화학 상무는 금호석유화학 주식 9,550주를 장내 매수했다. 이에 따라 박 상무의 보유 주식은 304만 6,782주에서 305만 6,332주로 늘어 지분율도 10%에서 10.03%로 높아졌다. 박 상무의 모친인 김형일 씨도 같은 날 2만 5,875주를 매입하면서 박 상무와 특수관계인인 김 씨의 지분율은 10.12%를 기록하게 됐다. 박 상무가 자신의 지분을 늘린 것은 올해 정기 주총을 앞두고 불거진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때문이다. 주총을 위한 주주명부 폐쇄로 현재 매집한 주식의 의결권은 없다 하더라도 소액 주주들에게 경영권 확보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지난달 25일 박 상무는 올해 정기 주총에서 이사회 의장 선임 방안과 관련한 정관 개정안을 비롯해 자신의 사내이사 선임과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4명을 자신이 추천하는 인사로 하는 안건을 주총에 상정해달라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의안 상정 가처분 신청을 낸 바 있다. 박 상무 추천 인사로 이사회를 꾸려 금호석유화학의 경영권을 손에 넣겠다는 의지라는 분석이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 올해 정기 주총에서 박 회장 측과의 표 대결이 펼쳐진다.

금호석유화학뿐만이 아니다. 올해 정기 주총에서는 유독 대기업들의 경영권 분쟁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한국타이어그룹의 한국앤컴퍼니(000240)도 이달 30일 열릴 예정인 올해 정기 주총에서 형제들 사이의 ‘실력 대결’이 전망된다.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이 지난달 말 사임하면서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과의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된 것으로 봤지만, 조 부회장 측이 한국앤컴퍼니 이사회에서 제안한 사외이사가 아닌 이한상 고려대 교수를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제안하면서 조 사장과의 갈등은 이어지게 됐다.



사모펀드 KCGI와의 경영권 분쟁으로 곤욕을 치렀던 한진(002320)그룹은 이번에는 또 다른 사모펀드인 HYK파트너스의 공격을 받았다. 지난달 17일 HYK파트너스는 한진의 정관 개정과 사외이사 추천 등을 담은 의안 상정 가처분을 법원에 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대개 최대주주 지분율이 높아 현 경영진에 유리한 면이 많지만 최근에는 ‘3% 룰’ 등으로 소액 주주들의 영향력이 커진 상황인 만큼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올해 정기 주총에서 경영권을 둘러싼 표 대결이 예상되는 기업들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전진바이오팜(110020)은 이성우 씨 외 2명이 제기한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과 의안 상정 가처분 소송을 최근 법원에서 잇달아 인용했으며 영신금속(007530)도 유승덕 씨 외 3명이 제기한 의안 상정 가처분에 대해 법원이 사외이사와 감사위원 선임 안건을 정기 주총에서 의안으로 상정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아울러 매직마이크로·소리바다·이퓨쳐 등도 이사 선임 건 등을 두고 주총에서 대주주 사이의 대결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대체로 대주주 간 경영권 분쟁은 지분 경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관련 주가가 우상향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변동성도 큰 만큼 투자에는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KCGI와 한진칼의 경영권 분쟁과는 달리 최근 경영권과 관련해 잡음이 들리는 기업들의 주가는 변동성이 심화되는 가운데서도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한진은 법원의 의안 상정 가처분 판결 이후 오히려 9% 가까이 하락했고 한국앤컴퍼니도 조 부회장의 사외이사 추천 이후 6% 정도 하락했다. 영신금속도 최초 경영권 분쟁 소송 공시 이후 6% 넘게 주가가 내렸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은 기업의 펀더멘털과 상관없이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며 “반대로 이유 없이 주가가 하락할 수도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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