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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도 "10년 이래 최대 매출 기대"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BAMA) 8~11일 벡스코

최대 규모 174개 화랑 참가…'솔드아웃' 이어져

부산 미술소비력 증대에 코로나 보복소비 겹쳐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에 참가한 킵스갤러리 부스에서 한 관람객들이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을 보고 있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은 VIP오픈을 겸한 첫날 개막식 때 이미 팔렸습니다. 함께 걸린 호크니의 소품도 4점 중 3점이 나갔어요.”(뉴욕 킵스갤러리 관계자)

“쿠사마 야요이의 ‘노란 호박’은 한화 60억원 정도로 책정됐습니다. 이 정도 작품은 출품 해야죠.”(서정아트센터 관계자)

지난 8일 부산 벡스코(BEXCO)에서 개막해 9~11일 일반에 공개된 제10회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이하 BAMA)가 설립 이해 최대 성과를 거둘 전망이다. 이미 지난 2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화랑미술제’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면서 신호탄을 쏜 후 BAMA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높아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해외여행 등 문화 욕구를 발산하지 못한 채 1년 이상 보낸 후 최근 들어 백신접종과 함께 시작된 ‘보복소비(revenge shopping)’에다 시중 유동성 확대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여유자금이 부동산·주식이 아닌 미술시장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BAMA의 경우 지난해 코로나19로 상반기 행사를 8월로 연기했고, 당시 코로나19 재확산 직전에 열린 행사가 5만 여명의 관객, 60억원의 총 판매액을 기록했다. 부산화랑협회가 주최하는 행사임에도 서울 및 해외 화랑을 적극 유치해 행사 전체의 수준을 높이고 활력을 더하자는 취지가 성공전략이 된 것으로,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로 국내외 174개 갤러리가 부산으로 향했다.

BAMA의 특색으로 자리 잡은 고미술섹션이 눈길을 끌었다. 현대미술과 고미술의 조화를 시도한 자리다. 올해는 공화랑이 마이아트옥션과 함께 초대형 12폭 모란병풍 등 귀한 작품들을 엄선해 내놓았다. 지난 화랑미술제와 최근 경매에서 주목받는 김창열의 ‘물방울’과 이우환·박서보 등의 최근작들이 대거 선보였다.

관객 유인을 위해 기획된 ‘연예인 특별전’에는 유키스의 이준영, 탤런트 김혜진, 팝아티스트 낸시랭 등이 출품했다. ‘부울경’이라 불리는 경남지역 출신 11명의 신진작가 특별전도 열렸다. 또한 미술대학 재학생과 졸업생으로 이뤄진 ‘예비작가 특별전’도 참신함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공화랑과 마이아트옥션이 협력전시로 선보인 12폭 모란병풍과 조선 백자들 전시 전경.


연예인 특별전을 통해 선보인 유키스 이준영의 작품들.


연예인 특별전을 통해 선보인 탤런트 김혜진의 작품들.


국내 최정상일 뿐만 아니라 세계적 영향력도 상당한 국제갤러리가 올해 처음으로 BAMA에 부스를 열었다. 크기·색감·형태 모두에서 시선을 압도하는 줄리안 오피의 대형 설치작품, 우고 론디노네의 명상적인 과녁 형 작품이 관람객의 발길을 끈다. 안쪽에는 가격대가 12억원 이상인 아니쉬 카푸어의 ‘검은 거울’이 걸렸고 하종현의 200호 크기 신작을 비롯해 권영우·박서보 최근 다시금 붐을 이루는 ‘단색화’ 거장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최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MMCA 현대차 작가로 선정돼 대규모 전시를 열었던 양혜규의 작품 ‘무엇이든 문 손잡이’는 2개 1쌍(380만~400만원)으로 선보였는데 대부분 다 팔렸다.

한 관람객이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BAMA)에 참가한 국제갤러리 부스 앞에서 줄리안 오피의 작품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에 참가한 국제갤러리 부스 전경.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에 참가한 국제갤러리 부스 전경.


구매 경향은 확실한 ‘투자성’을 노리고 고가(高價)지만 검증된 블루칩 작품 소비와 미술시장 저변 확대와 맞물려 ‘생애 첫 미술품 구입’을 시도한 100만~300만원대 한 달 치 월급 수준 내 구매로 나뉘었다. 부산화랑협회장인 윤영숙 오션갤러리 대표는 “그림을 처음 산다며 카드 할부로 그림을 구입하는 분들이 꽤 많다”면서 “대형 화랑 뿐만 아니라 지방의 군소 참여 화랑도 억대 매출을 거뒀다고 해 BAMA 설립 이래 최대 규모의 기록적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윤 회장은 최근 보궐선거로 당선된 박형준 부산시장의 부인이 설립자인 ‘조현화랑’이 아트페어에 제대로 참가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윤 회장은 “조현화랑은 공간화랑과 더불어 부산의 양대 화랑인데 10년째 꾸준히 아트페어에 참가해 주는 것만 해도 ‘대들보’같은 존재”라며 “작품을 판매하지 않고 미술관처럼 전시만 하는데도 비판이 일자 ‘부산화랑협회를 탈퇴하겠다’고 연락이 와 만류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조현화랑 부스는 청동 조각의 묵직함에 반발하는 듯 구리선을 재료로 레이스처럼 가벼우면서도 투명한 조각을 선보이는 정광호의 작품들로 전시를 채웠다. 예정된 아트페어 부스를 비워두는 것도 행사 분위기를 흐릴 수 있기에 조현화랑 측은 작품을 판매하지 않는 ‘비매 전시’를 진행 중이다. 화랑 관계자들은 개막식에조차 참석하지 않았다. 조현 전 조현화랑 대표는 지난 2019년 1월 대표직을 아들에게 넘기고 화랑 등기이사로 물러났다.

지난 9일 방문한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 중 조현화랑 부스. 화랑 관계자들은 참석하지 않은 채 비매용 전시 작품으로 정광호의 조각들이 선보이고 있다.


부산은 엘시티로 대표되는 해운대구의 최고급 초고층 주상복합단지가 들어서면서 지역의 부유층 뿐만 아니라 서울 등 타 도시의 구매력까지 끌어당기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 곳은 자산가를 비롯해 톱스타급 연예인들의 ‘세컨 하우스’로 인기다. ‘세계 최대 백화점’을 표방한 신세계 센텀시티의 개장이 상징적으로 이를 드러냈다. 실제 이곳은 전국 백화점 매출 순위 톱 3위로 성장했고, 지방 백화점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명품 소비와 직결되는 미술 시장에서도 최근 몇 년 새 부산의 영향력이 커졌다. 국내 양대 경매회사인 서울옥션은 지방 분점으로 유일하게 부산점을 두고 있으며 ‘부산경매’를 별도로 운영하기도 한다. 아시아호텔아트페어(AHAF)도 국내 행사는 서울과 부산에서 열고 있다. 지난 2012년 첫 발을 내디딘 ‘아트부산’은 “세계 5대 항만을 보유한 아시아 허브도시이자 국제적 휴양도시로 각광받는 부산의 문화적 자부심”을 강조하며 급성장 해 지금은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와 더불어 국내 최정상 아트페어로 자리 잡았다. 2018년에는 국제갤러리가 처음으로 부산에 분점을 열었다. 국제갤러리 부산이 자리잡은 복합문화공간 F1963은 동국제강 수영공장을 리모델링 한 곳으로, 인터넷서점 yes24의 중고서점 등이 입점해 독특한 문화를 이뤘다. 이달 초에는 150석 규모의 금난새 뮤직센터(GMC)가, 지난 8일에는 디자인의 가치를 강조한 현대차의 브랜드 전시장 ‘현대모터스튜디오 부산’이 서울·경기권을 제외한 첫 지역 거점으로 F1963 내 개관했다. /글·사진(부산)=조상인기자

지난 8일 개막해 11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 전시 전경.


지난 8일 개막해 11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 전시 전경.


지난 8일 개막해 11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 전시 전경.


/조상인 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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