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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4년 신재생 비중 40% 넘는데...전력피크 땐 80%가 '먹통'

[과속 탄소중립 '길 잃은 신재생']

<하> '신재생사회'의 뇌관 될 송배전

기후 영향에 발전량 들쭉날쭉

신재생 피크기여도 8.6% 불과

원전·화력발전 등이 대신 감당

한전은 송배전 투자 제자리걸음

전력 안정성 더욱 떨어질 수 있어





정부의 9차 전력수급계획의 목표 연도인 오는 2034년 전체 에너지 설비에서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40.3%까지 치솟지만 한여름이나 한겨울 전력 피크 시점의 ‘피크 기여도’는 8.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 등 외부 요건에 따라 발전량이 들쭉날쭉하는 신재생의 특성 때문에 13년 뒤 전력 피크 시점에는 신재생 발전소 5곳 중 4곳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는 셈이다. 이 같은 신재생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관련 송배전망은 수용 능력 초과로 발생할 수 있는 ‘블랙아웃(대규모 정전 사태)’를 대비해 설비 용량에 맞춰 설치해야 한다. 피크 기여도가 8.6%에 불과한 신재생에너지 발전의 전력망 구축에 앞으로 수십조 원을 쏟아부어야 한다. 피크 기여도는 한여름이나 한겨울 전력 수요가 최대일 때 안정적으로 생산 가능한 최대 전력량이다.

5일 한국전력 등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은 지난해 2만 126㎿에서 2034년에는 7만 7,764㎿로 4배가량 껑충 뛴다. 신재생이 전체 전원 설비 용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15.8%에서 40.3%로 높아진다. 문제는 신재생의 피크 기여도는 같은 기간 3.3%에서 8.6%로 증가하는 데 그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전력 피크타임 때 가동이 되지 않는 ‘잉여 설비’는 시간이 지날수록 급증할 수밖에 없다. 설비 용량 기준 국내 전력 설비는 지난해 12만 7,773㎿인 반면 피크 기여도는 11만 461㎿로, 전력 수요 급증기에 전체 전력 설비의 87%를 가동할 수 있다. 반면 2034년 전력 설비 용량은 19만 3,009㎿로 지난해 대비 50% 이상 증가하는 반면 피크 기여도는 12만 5,038㎿로 10% 남짓 증가하는 데 그쳐 전력 수요 급증기에 전체 설비의 64%만 가동할 수 있다. 전체 설비의 36%가 잉여 설비가 되는 셈이다.

신재생 발전의 피크 기여도가 떨어지는 것은 신재생의 대표 발전 방식인 태양광에서 나타난다. 기온이 25도가 넘어갈 경우 태양광은 발전 효율이 낮아져 전력 수요가 높은 한여름에는 발전량이 되레 떨어진다. 태양광은 또 기온이나 일조량이 낮을 경우에도 발전 효율이 떨어져 난방 수요가 높은 한겨울 발전량 또한 줄어든다. 이 같은 문제점 때문에 지난해 8월과 올 초 신재생의 피크 기여도는 정부 추산치(3.3%)보다 낮은 1%를 기록했다.

이 같은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변동성에 따른 전력 수급 문제는 원자력·석탄·신재생에너지(LNG) 등 기존 발전소가 모두 감당한다. 이들 발전은 날씨나 계절에 상관없이 항상 같은 수준의 발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원자력의 경우 지난해 전체 설비 용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8.2%에서 2034년 10.1%로 급격히 줄어들지만 14년 뒤 피크 기여도는 15.5%로 설비 용량의 1.5배 이상을 담당한다. 석탄 또한 2034년 설비 비중이 15.0%인 반면 피크 기여도는 22.7%에 달하며 같은 기간 설비 비중이 30.6%인 LNG는 전력 피크 시간대에 전체 발전의 47.3%를 감당한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피크기여도는 신재생 발전량이 연중 하위 10% 수준을 기록할 떄를 가정해 산출했기 때문에 실제 피크기여도는 더 높을 수 있다”고 밝혔다.



기존 발전 시스템과 다른 신재생의 높은 발전 변동성은 결국 송배전 등 전력망 구축 부담으로 이어진다. 한국전력은 신재생 보급 확대에 발맞춰 2034년에는 신재생 설비 용량인 7만 7,746㎿의 발전을 감당할 수 있는 송배전 설비를 구축해야 한다. 반면 신재생에너지의 2034년 피크 기여도는 1만 760㎿에 불과해 6만 6,986㎿ 규모의 발전량을 감당할 수 있는 송배전 설비가 전력 수요 피크 시간대에 활용되지 못한다. 결국 전력 피크 시 1만 760㎿ 규모의 발전만 가능한 신재생의 약점에도 불구하고 7만 7,746㎿ 규모의 송배전 설비를 갖춰야 하는 셈이다.

한국전력은 최근 몇 년간 관련 설비에 제대로 투자를 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발전 설비 용량은 지난 2016년 10만 9,789㎿에서 지난해 12만 7,773㎿로 급증한 반면 전력망의 핵심 축인 송변전 설비 투자액은 2016년 3조 575억 원에서 지난해 2조 9,922억 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실제 신재생 계통 접속율과 관련이 깊은 한전의 송전용 회선의 길이는 같은 기간 3만 2,795C-㎞에서 3만 4,155C-㎞로 4%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무엇보다 신재생의 송배전 설비는 여타 발전 대비 비용이 많이 든다. 정부가 추진 중인 전남 신안 해상풍력단지(8,200㎿ 규모)만 하더라도 바다 위 전력을 육지까지 끌어와야 하는 기술적 문제 때문에 상당한 송배전 구축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태양광 발전도 전국 각지로 분산돼 있어 관련 송배전망을 촘촘하게 구축해야 하는 만큼 상당한 비용 소요가 예상된다. 한전이 지난해 송변전 및 배전에 6조 4,406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는 점에서 수 년 뒤에는 관련 예산만 10조 원을 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은 “낮은 피크 기여도와 높은 송전망 구축 비용 등을 감안해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체적 비용을 재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양철민 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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