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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쥐어짠 정부, 배당금 1.4兆 걷었다

■2021년 정부 출자기관 배당

1위 LH...배당성향 36.92%

文정권 출범 첫해보다 5%P↑

재투자에 쓸 돈 정부 주머니로

"바닥난 국고 메우기용" 비판도





각종 복지성 지출 확대로 정부 재정 적자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공공 기관에 대한 배당성향을 크게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공공 기관을 쥐어짜 국고 손실을 메우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4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정부 출자 기관(공공 기관) 배당 결과’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출자 공공 기관 39곳으로부터 1조 4,396억 원의 배당금을 거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39개 출자 기관 중 적자 등으로 배당을 실시하지 못한 공기업 17곳을 제외하면 실제 배당에 나선 공기업은 총 22곳이다.

당기순이익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는 배당성향은 36.92%로 문재인 정부 출범 첫해인 지난 2017년(31.89%)과 비교해 5%포인트 가까이 뛰어올랐다. 공기업이 벌어들인 돈이 재무 건전성 개선이나 대(對)국민 서비스 개선을 위한 재투자에 쓰이지 못하고 다시 정부 주머니로 돌아오고 있는 셈이다.

기관별로 보면 임직원의 투기 의혹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5,845억 원의 배당을 실시해 1위에 올랐다. LH는 부동산 시장 활황 속에 지난해 토지 매각 및 공공주택 분양으로 3조 3,028억 원에 이르는 당기순이익을 냈다.

이어 중소기업은행(2,208억 원)과 산업은행(2,096억 원), 한국전력공사(1,421억 원), 주택도시보증공사(616억 원), 한국투자공사(580억 원) 등이 고(高)배당 기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전은 2018~2019년 2년 연속 적자를 내면서 배당을 실시하지 못했지만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3년 만에 배당에 성공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손실을 낸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한국가스공사 등은 올해 배당을 실시하지 못했다.



문제는 정부의 고배당 요구에 따라 공공 기관의 부채가 매년 급증하는 등 공기업의 재무 건전성이 망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해 공공 기관의 총부채는 544조 8,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7조 9,000억 원(3.4%) 늘었다. 공공 기관 부채는 2017년 말 495조 1,000억 원까지 줄었다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그나마 부채 비율은 같은 기간 157.8%에서 152.4%로 개선됐지만 이는 공기업들이 영업을 잘해 이익을 늘려서가 아니라 정부의 현물출자 등에 따른 영향으로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기재부는 최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코레일에 각각 6,500억 원, 1,800억 원의 현물출자를 단행해 자본을 늘리면서 부채 비율을 낮춰준 바 있다.

국내 공기업의 한 관계자는 “공기업은 정부가 시장 내 독점적 지위를 보장해주는 특성상 고배당을 실시하는 것이 당연한 측면이 있지만 자칫하면 성장 잠재력을 해쳐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강준희 기재부 출자관리과장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배당 여건이 어렵지만 정부의 적극 재정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보다 높은 배당 수익을 확보했다”며 “배당 기관의 재무 건전성과 안정적 경영 등의 사정도 함께 고려했다”고 밝혔다.

/세종=서일범 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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