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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후변화 불확실성에 맞서려면

박광석 기상청장

블로킹 현상 등 다양한 이상기후

기상 예측 정확도에 한계 있지만

장기전망은 정책·계획 등대 역할

박광석 기상청장/기상청 제공




오늘날 우리는 기상 과학의 발전으로 날씨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시대에 살게 됐다. 일기예보를 통해 우리는 여행과 행사·업무 등 스케줄을 조절하고 태풍·집중호우 등 피해가 큰 재난에 대비하며 살아가고 있다.

날씨와 함께 ‘기후’ 또한 국민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기후를 미리 전망하는 것은 사회 각 분야에서 사전에 대응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필수적인 정보일 수밖에 없다.

현재 기후에 관한 장기 전망을 생산하기 위해 전 지구적으로 관측된 수십 종 이상의 기후 감시 자료와 13개국 총 400여 개의 수치 모델 앙상블 예측 자료를 수집해 활용한다. 또 분기별(2·5·8·11월) 국내 기후 예측 전문가 회의와 연 2회(5·11월) 한중일 장기 전망 합동 회의를 통해 받은 다양한 의견을 종합적으로 반영한다. 그럼에도 장기 전망은 오늘내일의 날씨 예보에 비해 여전히 많은 불확실성을 포함하고 있어 높아진 기대감을 만족하기에는 정확도 향상에 한계가 있다.

무엇이 기후 예측의 불확실성을 더욱 높이는 것일까. 첫째 이유로 ‘기후변화’를 꼽을 수 있다. 기후변화로 이상기후 현상이 자주 발생하면서 예측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보고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폭염·가뭄·호우 등 극한 현상의 강도와 빈도, 지속 시간 등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정상적인 기후 현상이나 변동이 기후변화로 인해 급격히 바뀌면서 예상하지 못한 형태의 이상기후 발생을 가져올 수 있다. 기후변화가 기후 예측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자 기후 예측의 불확실성을 크게 만드는 요소인 이유다.

둘째, 이상기후를 포함한 기후 현상은 그 원인과 특성이 매우 다양하다는 점이다. 과거 자료부터 통계적으로 관련성이 높은 북극 진동, 엘니뇨·라니냐 등의 기후 요소를 찾아내 장기 전망에 반영하는데 예외적인 경우가 계속 생겨나고 있다. 기후 예측의 기본이 되는 실황과 과거에 대한 분석,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예보관의 판단을 점점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불확실성을 알고 있음에도 많은 요소를 고려해 실제로 예측할 때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이상기후는 수일 이상 정체하면서 기압계의 흐름을 막는 ‘블로킹 현상’과 연관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다양한 경우의 발생 가능성을 고려하더라도 블로킹의 발생 여부, 지속 기간, 우리나라 주변 기압계와 연결되면서 어떤 현상을 만들어낼지 예측하기가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장기 전망’은 전력 수급, 풍수해 대책, 농작물 재해 예방 등 다양한 공공 분야와 산업계를 포함한 민간 분야에서 대비해야 할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게 해주는 사전 정보다.

또한 장기 전망은 불확실성을 고려해 발생 가능성에 대한 확률 정보로 제공한다. 확률 정보는 사용자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의사 결정을 하는 데 용이하고 가능한 시나리오별로 대응 정책을 마련할 수 있어 리스크 관리 또는 완화에 효율적이다.

장기 전망은 방향을 제시해주는 등대와 같다. 먼바다를 항해할 때 대략이라도 미리 가는 길을 알고 방향을 잡아 나아가는 것과 바로 앞의 상황만 보고 가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장기 전망의 불확실성을 잘 알고 중장기 계획을 세우는 데 기준 정보로 활용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비록 ‘불확실성’이라는 제약 조건을 가진 장기 전망이지만 국민 생활과 안전, 피해 최소화 대응을 위해 더 가치 있게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여론독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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