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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오가사와라





1884년 갑신정변이 삼일천하로 끝나자 김옥균은 후일을 기약하며 일본으로 밀항했다. 일본 정부는 조선이 김옥균의 신병 인도를 계속 요구하자 외교적으로 부담을 느껴 그를 절해고도에 유배했다. 김옥균이 2년간 세상과 담을 쌓고 지내야 했던 이 섬은 도쿄에서 남쪽으로 1,000㎞ 떨어진 오가사와라 제도다. 오가사와라는 30여 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으며 중심 섬인 치치지마와 하하지마를 빼고는 모두 무인도다. 일본 정부는 1876년 이곳에 정착민을 파견하며 일본의 영토로 만들었다.

오가사와라는 대륙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채 오래도록 독자적인 생태계를 발전시켜왔다. 오가사와라 과일박쥐를 비롯해 이곳에서만 서식하는 고유 동식물이 많아 ‘동양의 갈라파고스’로도 불린다. 2011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오가사와라는 화산 활동으로 생겼다. 2013년에는 이곳의 니시노시마 섬이 분화하면서 분출된 용암이 굳어 일본 국토 면적을 여의도 크기만큼 늘려주기도 했다. 이곳에 가려면 도쿄에서 25시간 정도 배를 타는 방법밖에 없다. 항공 노선은 환경 보존 등의 이유로 개발되지 않았다.



일본이 오가사와라에 이동식 레이더를 갖춘 항공 자위대 배치를 추진한다고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레이더 부대 투입은 중국 항공모함의 태평양 진출 등 군사 활동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다. 중국 ‘랴오닝’ 항모는 2016년 12월 이래 총 일곱 차례에 걸쳐 오키나와 본섬 남쪽의 일본 영해 근처를 통과해 태평양 쪽으로 항행했다. 일본의 이런 움직임은 서해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국의 ‘서해공정’에 대한 우리의 미온적인 대응과 비교된다. 중국은 2013년 우리 군에 동경 124도 서쪽으로 들어오지 말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한 뒤 이 일대를 내해(內海)화하고 있다. 올 초에는 동경 124도를 동쪽으로 넘어 백령도 근처까지 접근하기도 했다. 국제법으로 따져도 중국의 주장에는 아무 근거가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한마디 말도 못 하고 있다. 우리가 계속 침묵한다면 결국 중국의 주장을 인정하면서 서해를 중국에 내주는 꼴이 된다. 우리 전투함을 동경 124도 서쪽까지 보내는 서해판 ‘항행의 자유 작전’이라도 펼쳐야 한다.

/한기석 논설위원 hank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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