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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드라마 열풍 넘어 미드에 'K' 바코드 새긴다

◆국내 제작사, 美 본토 진출 러시

OTT 통해 K콘텐츠 품질 입증

스튜디오드래곤, 애플TV+와

'더 빅 도어…' 시리즈 직접 제작

JTBC스튜디오는 '윕' 인수로

세계 최대시장 공략 체제 구축





이른바 ‘K드라마’로 해외 시청자들의 눈길을 잡아끈 국내의 드라마 제작사들이 이제는 아예 미국 드라마 제작에 뛰어든다. 기존 드라마를 수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 제작사를 인수하거나 공동 제작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세계 최대의 콘텐츠 시장인 미국 본토를 파고들기 시작한 것이다. 글로벌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를 통해 검증된 한국 드라마의 퀄리티를 기반으로 진출한 미국 시장에서 국내의 제작 노하우가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 지 주목된다.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하는 미국 드라마 ‘더 빅 도어 프라이즈’의 원작 소설 표지. /사진 제공=스튜디오드래곤


스튜디오드래곤은 1일 OTT 애플TV+, 제작사 스카이댄스미디어와 공동으로 미국 드라마 시리즈 ‘더 빅 도어 프라이즈’(The Big Door Prize)를 제작한다고 밝혔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이미 여러 편의 드라마를 수출하거나 현지에 리메이크 판권을 판매한 적은 있지만 미국 본토에서 방영할 드라마 제작에 직접 뛰어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작품은 판타지·미스터리를 혼합해 10부작으로 만들어지며, ‘시트 크릭’(Schitt's Creek)으로 에미상 코미디 부문 및 골든글로브를 수상한 작가 겸 프로듀서 데이비드 웨스트 리드가 각본을 맡는다.

강철구 스튜디오드래곤 대표는 “글로벌 제작 프로세스를 체화하고 글로벌 스튜디오로 발돋움해, 유능한 한국의 콘텐츠 창작자들이 세계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JTBC스튜디오도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현지 제작사인 윕(wiip)의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윕은 미국 ABC네트워크 성장의 일등공신으로 평가받는 폴 리 전 ABC네트워크/스튜디오 사장이 설립한 제작사다. 윕이 제작해 애플TV+에서 공개한 드라마 ‘디킨슨’은 방송계의 퓰리처상으로 불리는 피버디상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으며, 케이트 윈슬렛 주연의 ‘메어 오브 이스트타운’은 올 4월 HBO맥스에서 공개된 후 역대 2위의 조회수를 올리기도 했다.

JTBC스튜디오와 윕(wiip)의 로고. /사진 제공=각 사


두 제작사의 이번 행보는 전 세계 콘텐츠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미국 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공략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드라마 시장은 제작비 규모가 한 회당 무려 50억~100억 원에 달할 정도로 한국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규모를 자랑한다. 김시규 JTBC스튜디오 대표는 “글로벌 콘텐츠 제작과 확보 경쟁이 가장 치열하게 펼쳐지는 미국에 진입할 노선이 마련됐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미국 드라마는 한 번 시작하면 적어도 2개 시즌은 무난하게 진행되는 만큼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의 폭이 크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순히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미국 드라마의 회당 제작비는 한국 드라마의 한 편 제작비와 맞먹는 수준”이라며 “회당 제작비 100억 원의 10개 에피소드로 구성된 프로젝트를 연간 5회씩 한 개 시즌만 진행해도 스튜디오드래곤의 지난해 연 매출에 육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 포스터. /사진제공=넷플릭스


이처럼 국내 제작사가 세계 최대의 미국 드라마 시장을 직접 조준할 수 있게 된 것은 그 동안 한국 드라마의 품질이 OTT를 통해 전 세계 시장에서 확인을 받아 온 덕분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은 시즌2까지 이어지며 국내외 시청자와 평단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고, 뉴욕타임스(NYT)가 선정한 해외 시리즈물 베스트 명단에 2년 연속 포함됐다. 작년 말 나온 넷플릭스 ‘스위트홈’도 공개 4주만에 전 세계에서 2,200만 유료가입자가 시청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그 외에도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경이로운 소문’ 등이 OTT를 통해 글로벌 흥행에 성공했다.

그 덕분에 글로벌 콘텐츠 업계에서는 한국 드라마에 대해 ‘싸고 빠르고 재미있게 찍는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글로벌 종합 미디어그룹 디스커버리네트워크의 사이먼 로빈슨 아태지역 사장은 최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K콘텐츠가 “스토리텔링, 퀄리티 등 전반적 면에서 다른 지역보다 월등하다”는 점과, 동시에 여러 시즌의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콘텐츠 제작의 효율성을 높이 평가한 바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 포스터. /사진 제공=넷플릭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콘텐츠 제작과 소비 환경이 OTT 중심이 되면서 글로벌 협업은 점점 자연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며 “한국의 제작 능력은 이미 해외에서 인정받고 있는 만큼 해외에서 러브콜이 오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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