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가 존엄과 자주적인 발전 이익을 수호하고 평화적 안정과 국가의 안전을 믿음직하게 담보하자면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김 위원장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내놓은 공식 메시지로 대화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18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시시각각 변화되는 상황에 예민하고 기민하게 반응, 대응하며 조선(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가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특히 대결에는 더욱 빈틈없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북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해 대결보다 ‘대화’에 방점을 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대결을 언급한 것은 원론적 표현으로) 대미 경각심 유지를 강조하려는 의도의 대내용 발언”이라며 “대결보다 대화 부분이 더 중요하다”고 해석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4월 의회 연설에서 북한과의 외교를 거론하면서도 ‘단호한 억지’를 강조한 바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이 이날 미국을 비난하는 발언을 하지 않은 대목이 주목되면서 북미 대화가 성사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미국에 대한 적대적인 태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던 기존 태도와 매우 대조적”이라며 “북한이 향후 북미대화에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도 “북한이 큰 틀에서 대화 준비가 마무리 단계에 있고 어느 시점에 어떤 급에서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문제만 남은 것 같다”고 진단했다.
북한이 이처럼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북미관계 개선의 공이 다시 미국으로 넘어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맞춰 성 김 미 대북특별대표가 19~23일 한국을 방문해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북핵 관련 3자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혜린 기자 r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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