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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랑종' 나릴야 군몽콘켓 "반종 감독과 작업, 꼭 내가 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죠"

'랑종' 나릴야 군몽콘켓 / 사진=쇼박스 제공




훌륭한 시나리오와 감독이 있더라도 이를 뒷받침할 만한 배우의 연기가 없다면 작품의 완성도는 높아질 수 없다. 영화 ‘랑종’은 한국과 태국의 호러 영화계 거장들이 만나 기반을 다졌고,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가 더해져 길이 남을 작품으로 탄생했다. 그 중심에는 신인이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의 혼신의 연기를 펼친 배우 나릴야 군몽콘켓이 있다.

나릴야는 20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를 통해 ‘랑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나홍진 감독이 프로듀싱을 맡고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연출한 ‘랑종’은 태국 산골마을에서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무당 가문의 피에 관한 세 달간의 기록을 그린 작품이다. 나릴야는 조상신 ‘바얀 신’을 모시는 이모 님(싸와니 우룸마)의 대를 이어 신내림을 받아야 하지만 거부 끝에 악령이 깃드는 밍을 연기했다. 영화 속에서 등장만으로도 오싹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던 그는 이제 만 20세가 된 풋풋한 신인 배우. 인터뷰를 위해 카메라 앞에 앉은 그는 ‘랑종’의 밍이 맞나 싶을 정도로 말간 얼굴이었다.

“처음 캐스팅 회사에서 연락이 왔을 때는 반종 감독님의 작품인지 몰랐어요. 시나리오만 보고 밍 캐릭터가 연기하기 어렵지만 매력적이라 꼭 하고 싶은 마음이었죠. 다시 연락을 받고 나서야 반종 감독님의 영화라는 걸 알고 매우 기뻤어요. ‘최선을 다해 꼭 내가 밍이 돼야겠다’는 생각뿐이었죠. 오디션을 거치고 수개월 동안 기다렸는데 최종적으로 합류하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가족들이 더 기뻐했어요. 어머니는 ‘태국 최고의 반종 감독님과 같이 영화를 하게 된 것은 네 인생에 있어서 대단한 기회가 될 거다’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나릴야에게 ‘랑종’은 배우로서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다. 데뷔작부터 태국 천만 영화 감독의 신작의 주인공으로 나선 것은 기쁜 일이기도 했지만, 압박감과 긴장감을 떨칠 수 없는 일이었다. 반종 감독이 자유로운 분위기로 현장을 이끌어준 덕분에, 걱정했던 것들은 거짓말처럼 사라질 수 있었다.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워크숍을 진행했는데, 감독님과 전체 배우들뿐만 아니라 훌륭한 연기, 안무 선생님들이 모두 참석했어요. 서로 캐릭터에 대한 교류도 하고, 코치 선생님들이 많이 조언을 해주셨죠. 출연하는 배우들이 워낙 경험이 많은 원로 배우들이기에 제게 조언과 응원을 많이 해주셨어요.”

타국의 유명 감독과의 협업도 처음 하는 경험이었다. ‘랑종’ 작업 전부터 영화 ‘추격자’와 ‘곡성’을 통해 나홍진 감독의 팬이 된 터라 더할 나위 없이 기뻤다. 코로나19로 인해 나 감독이 태국에 직접 방문할 수 없어 만날 수는 없었지만 색다른 작업이었다.

“나 감독님은 온라인으로 반종 감독님과 교류를 많이 하신 걸로 알고 있어요. 배우들은 반종 감독님을 통해 나 감독의 조언과 디렉션을 받았죠. 배우로서 정말 좋은 경험이었어요. 훌륭한 두 감독님에게 디렉션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랑종' 나릴야 군몽콘켓 / 사진=쇼박스 제공


‘랑종’은 식인, 근친상간, 존속살해 등 파격적인 소재들이 가득한 작품이라 신인인 나릴야에게는 부담스러웠을 만한 요소들이 많다. 하지만 나릴야는 작품에 꼭 필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충분히 이해한 끝에 촬영에 임할 수 있어서 어렵지 않았다고. 간간이 등장하는 노출 장면 또한 반종 감독과 스태프들의 많은 배려 덕분에 수월하게 끝낼 수 있었다.

“가장 어려웠던 건 밍이 보통 사람의 모습이었다가 이상 증세가 나타난 후반부에 악령이 씌운 모습으로 변하는 연기를 하는 것이었어요. 더 이상 인간이 아닌 것 같은 몸동작을 하는 것 하나하나가 어려웠죠. 영화에서는 무서운 장면이 많지만 실제 촬영 현장은 모두 친밀하고 재밌게 촬영하는 분위기였고요. 감독님과 배우들이 모두 저를 걱정하고 챙겨주셨어요. 전문 영양사와 상담사분도 항상 현장에 있어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들지 않았어요. 촬영 후 악몽을 꾸거나 가위에 눌린 적도 없고요.”

나릴야는 점점 변해가는 밍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외모에도 큰 변화를 줬다. 촬영 중간에 몸무게를 10kg 감량하면서 수척해진 모습을 연출한 것. 그는 계획적으로 촬영 전부터 4~5kg를 증량했다가, 후반부 촬영을 위해 10kg를 감량했다.



“사실 체중 감량도 있었지만, 후반부 촬영을 할 때는 메이크업과 헤어를 굉장히 무섭게 했어요. 그래서 혼자 화장실에 갔다가 깜짝 놀란 적도 있어요. 메이크업 팀이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웃음)

이처럼 나릴야는 일상 속에서 접할 수 없는 모습의 밍을 자연스럽게 그려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밍처럼 이상 증세를 보이는 이들에 대한 연구와 조사를 찾아보고, 반종 감독과 관련된 레퍼런스를 공유하는 것을 반복했다. 실제 나릴야의 모습은 비춰질 수 없게 밍 자체가 되려고 했다.

“사실 실제 제 모습과 밍은 정말 많이 달라요. 사는 환경부터 달라요. 밍은 시골 지방에서 사는 아가씨고, 저는 방콕에 살고 있는데 말투도 다르거든요. 또 밍은 밤에 파티 같은 데 가는 걸 좋아하고 말투도 센 캐릭터인데, 실제 저는 조용하고 얌전하고 집에 있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에요.”

'랑종' 나릴야 군몽콘켓 / 사진=쇼박스 제공


이런 나릴야의 반전 매력은 한국 팬들이 먼저 알아봤다. ‘랑종’을 본 한국 관객들은 나릴야의 개인 SNS 계정을 찾아가 응원의 메시지 보내며 팬을 자처하고 있다. 나릴야는 그런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최근 SNS에 한국어로 감사의 인사를 남겨 화제를 모았다. 그는 한국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싶어 본격적으로 한국어 공부까지 하고 있다.

“한류나 한국 문화에 대해 원래 관심이 많았어요. 요즘에는 태국 출신 아이돌들이 한국에서 활동을 많이 하고 있어서 애착을 갖고 바라보고 있기도 하고요. 10대 때부터 어머니와 함께 한국 드라마를 좋아했거든요. 그래서 자막 없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랑종’이 한국에서 개봉을 하면서 팬들이 제 SNS에 한국어로 메시지를 남겨주시더라고요. 어떤 내용인지도 알고 싶고, 그분들과 한국어로 소통하면 좋아해 주실 것 같아서 진심을 갖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웃음)

“기회가 된다면 한국 작품도 하고 싶어요. 한국의 연예계 산업 자체가 수준이 높고, 선진국이잖아요. 어렸을 때부터 한류 문화를 동경해 온 사람으로서, 또 연기자를 천직으로 생각하는 배우로서 한국 감독님과 함께 작품을 할 수 있게 된다면 많은 경험과 지식을 쌓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랑종’이 한국에서 먼저 개봉하면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나릴야는 아직 영화 완성본을 보지 못했다. 촬영하면서 ‘이 장면이 스크린에서 어떻게 그려질까?’라고 생각했던 것을 상상하고 있을 뿐이다. 대신 태국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태국 사람들이라면 다 알고 있는 신앙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더욱더 공감을 살 거라고 믿고 있다.

“‘랑종’에 참여한 것은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의미가 있고 가치 있는 일이에요. 대단한 감독님과 경험이 많은 실력자 배우 선배님들과 함께 하면서 정말 많이 배우고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였어요. 개인적로도 평생 기억할 행복한 추억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랑종' 나릴야 군몽콘켓 / 사진=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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