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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경제]연료비는 계속 오르는데... 탈원전 과속 이어지나

연료비 연동제 시행됐고

천연가스 가격 급등하는데

단가 싼 원전 외면 이어져

뒷북경제




전기요금이 올랐습니다. 2013년 11월 이후 8년 만입니다. 농축수산물 등 장바구니 물가가 빠른 속도로 올라가고 있는 것과 겹쳐 가계의 부담이 더 커졌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달 23일 올해 한국의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0.4%포인트 높인 2.2%로 수정했습니다.

지난달 23일 한국전력은 4분기 연료비 조정요금을 kWh당 0원으로 책정한 ‘10~12월분 연료비 조정단가 산정 내역’을 발표했습니다. 직전 3분기 연료비 조정요금 -3원/kWh에 비해 3원 인상됐습니다. 이에 따라 4인가구 기준으로 볼 때 월 1,050원 정도 전기요금이 오른다는 것이 한전 측 계산입니다.

전기요금 인상은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기 생산에 들어가는 연료비가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올해부터 연료비를 전기요금에 3개월 단위로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했습니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발전량 중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35.6%, 가스는 26.4%입니다. 그런데 화력발전용 천연가스 수입 가격은 1년 전보다 72% 급등했고, 유연탄은 39%, 유가는 54% 올랐습니다. 전기요금이 빠르게 오를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한전은 연료비 변동분을 전부 반영했다면 4분기 전기요금을 kWh당 13.8원 올려야 했다고 밝혔습니다.





게다가 연료비는 더 오를 가능성이 큽니다. 기후 위기로 유럽을 비롯한 주요 지역의 풍력발전량도 크게 감소했고 신재생에너지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한 수요가 유럽 등지에서 크게 늘며 천연가스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울러 올 겨울 한파 가능성도 연료비 인상의 요인 중 하나입니다. 여기에 세계 각국의 경제가 코로나19의 충격에서 조금씩 벗어나면서 연료의 수요가 늘고 가격이 오르고 있습니다. 백신 접종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나면 석유 가격은 더 높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발전 단가가 싼 원자력발전소 가동은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지난해 연료별 1kWh당 발전 원가는 원자력이 54원으로 가장 쌌습니다. 뒤를 유연탄(83.3원), 무연탄(118.3원), LNG(126원), 신재생에너지(264.6원) 순이었습니다. 원자력의 경우 신재생에너지의 20% 수준에 불과한 셈입니다.

경북 울진군 신한울 원전 1호기/서울경제DB


한전에 따르면 지난 2016년 7월 전체 발전량 중 원전 비중은 29.8%였습니다. 하지만 지난 7월 22.7%로 쪼그라들었습니다. 올 1분기 77.6%에 달했던 원전 이용률은 이전 정부 대비 2배 이상 길어진 원전 정비 기간 등의 영향으로 올 2분기 69.3%까지 하락했습니다. 내년 11월까지 가동할 예정이었던 월성 원전 1호기를 지난 2019년 조기 폐쇄했고, 신한울 1호기의 운영 허가도 뒤늦게 내줬기 때문입니다. 현 정부는 이전 정부에서 수립한 천지 1·2호기를 비롯한 총 6GW 상당의 원전 건설 계획을 백지화시켰으며 총 2.8GW 상당의 신한울 3·4호기 건설 계획은 사실상 중단된 상황입니다.

정부의 전력수급계획에 따르면 국내 원전 설비는 2024년 27.3GW를 정점으로 꾸준히 하락해 2034년 19.4GW 수준으로 내려앉습니다. 신재생 발전은 상시 발전이 불가능하다는 태생적 약점 때문에 효율이 낮습니다. 정부는 공공요금 인상을 최소화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쌓여가는 한전의 적자 때문에 전기료 인상을 막기 어렵습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한전은 올해 3조2,677억원의 순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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