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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도발시 '작계 5015'로 반격 ...원산·함흥 상륙해 인민군 퇴로 끊는다

[민병권의 군사이야기]

상륙작전은 전세 바꾸는 게임체인저

과거 인천·원산 성패 통해 교훈얻어

미국의 '초수평선 상륙작전' 도입해

한국형 공지기동 입체기동전 구축

마라도함 등으로 사단급 병력 전개

공격헬기·상장차 개발로 전력 향상

대규모 실기동연합훈련 폐지는 악재

차기 정부서 복원토록 대선공약내야

北·中 A2AD전략 대응할 방안 필요

적 종심 공략 위해 도섭장비 확충하고

적기에 작전 결심토록 수뇌부 각성해야

1950년 9월 15일 개시된 인천상륙작전에 동원된 함정들이 해안으로 향하고 있다. 국가보훈처의 흑백사진 원본을 서울경제신문이 컬러 이미지로 변환했다.




한국전쟁 종군화가 허버트 한(Herbert C. Hahn)이 1950년 인천상륙작전 당시 인천 및 월미도에 대한 연합군의 포격을 묘사한 그림./이미지제공=미 해군 역사·문화유산 사령부


#현대전에서 상륙작전은 전세을 단숨에 역전시킬 수 있는 게임체인저다. 1950년 한국전쟁 초기 성공한 3대 작전인 포항·통영·인천 상륙작전은 아군에 대반격의 기회를 만들어줬다. 그해 7월의 포항상륙작전을 통해 미군은 대규모 증원군을 집결시킬 수 있었다. 이로써 금강 방어선까지 뚫고 남하한 북한군을 저지하는 결정적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8월에는 우리 해병대가 국군 최초의 단독 상륙작전을 통영에서 감행해 현지 주요 항만 등을 봉쇄하려던 적군의 작전을 무산시켰다. 그리고 9월에는 연합군의 맥아더 장군이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켜 서울을 탈환하고 북진에 나섰다.

연합군사령관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앞줄 왼쪽 두번째)이 1950년 9월 16일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켜 인천항 일대를 둘러보고 있다. 흑백원본 사진을 서울경제신문이 컬러이미지로 변환했다. (사진출처=미 해군 역사및 문화유산 사령부)


원산상륙작전 소해함 기뢰피격 장면. 미 해군으로부터 국군이 공여받은 소해함 'YMS-516'호가 1950년 10월 18일 원산상륙작전 도중 갈마반도 인근 해상에서 자기 감응 기뢰에 피격돼 물기동이 치솟고 있다. 서울경제가 원본 흑백사진을 리마스터한 뒤 컬러이미지로 변환했다. /사진제공=미 해군 역사·문화유산 사령부


반면 상륙작전의 실패는 아군에 큰 시련을 안긴다. 맥아더 장군이 10월에 원산상륙작전을 무리하게 추진하려고 참모들의 반대를 물리치는 과정에서 연합군의 북진이 열흘 가량 늦어졌다 진통 끝에 10월 16일 출발한 상륙 주력군은 북한의 기뢰를 처리하느라 애를 먹었고 당초 예상보다 엿새 가량이나 늦은 10월 26일에서야 원산에 상륙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이미 12일 전에 원산일대를 점령한 지상군마저 발목이 잡혀 진군 속도를 늦추게 됐다. 허비된 시간으로 인해 연합군은 10월 19일 압록강을 넘어 남하한 중국 공산군을 조기에 저지할 적기를 놓쳤다. 그 결과 연합군은 ‘장진호 전투 패배 → 흥남철수 →1·4후퇴→38선 교착→정전협정'으로 이어지는일련의 과정을 밟게 됐고, 한반도 분단이 71년째 고착화된 것이다 . 오늘날 북한이 다시 전면적인 도발을 해온다면 우리 군은 반격의 상륙작전을 성공시킬 수 있을까. 한미연합작전 차원에선 순식간에 북한에 응징을 가할 수 있는 상륙 전력이 상비돼 있으며, 우리 군만으로도 자주적인 대규모 상륙전을 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역량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



미 해군 1사단의 상륙장갑차, 상륙주정 등이 1950년 10월 26일 북한 원산에 상륙하고 있다. 흑백원본 사진을 서울경제신문이 리마스터한 뒤 컬러이미지로 변환했다. /사진출처=미 해군 역사·문화유산 사령부


◆71년만에 포항상륙작전 데자뷔…"이번엔 우리 힘으로"

우리 군의 현주소를 알 수 있는 장면이 지난 10월 1일 포항 영일만 도구해안 일대에서 펼쳐졌다. 해병대 1사단이 주관한 국군의 날 기념행사로 사단급 규모의 합동상륙 훈련이 펼쳐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기함을 타고 참관한 이날 훈련에서 우리 군은 첨단 전력들을 과시했다.

먼저 우리 군이 최근 전력화한 군 전용통신 위성 ‘아나시스-Ⅱ’가 원활한 합동작전을 위한 통신을 고속으로 연결했다. 언제든지 군 임무 수행이 가능하도록 24시간 안정적인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위성인데 북한의 전파교란(재밍) 등에도 대응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이어서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가 작전 상공을 정찰하며 전략 정보를 수집했다. 여기에 더해 육·해·공군의 특수부대 요원들이 적진에 침투해 세밀한 적의 동향을 보고하자 이를 바탕으로 스텔스 전투기 F-35를 비롯해 36대의 항공기로 구성된 편대가 적진의 저항세력을 타격해 방어를 무력화했다. 이어서 상륙병력들이 탑승한 국산 상륙기동헬기 마린온 등이 아파치 공격헬기의 엄호를 받으며 해안 침투했다. 해병대 특수수색대 요원들이 소형고무보트를 타고 은밀히 침투해 수중장애물을 제거하자 상륙돌격장갑차, 솔개급 공기부양정 등을 타고 강습요원, 장갑차 등이 빠르게 목표지역으로 돌격해 임무를 완수했다. 국군이 과거엔 장비와 인력, 경험부족으로 인해 자주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웠던 사단급의 대규모 상륙작전을 이제는 신속하게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국군의 날인 지난 1일 경북 포항 영일만 해상에서 실시된 합동상륙작전에서 우리 군의 첨단 상륙장비들이 하늘과 바다를 새까맣게 채우고 있다. /포항=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경북 포항 영일만 해상에서 연합상륙작전의 기함 역할을 맡은 마라도함에 탑승해 국군의 날 기념식에 임하고 있다. /포항=연합뉴스


◆유사시 ‘작계5015’ 수행할 수 있나

지난 9월 26일 국민의힘 대선 예비 후보 TV토론회에서 돌연 우리 군의 작전계획(작계)이 이슈화됐다. 우리 군의 ‘작계5015’를 놓고 일부 예비 후보 간 짧은 설전이 벌어진 것이다. 작계5015는 북한의 급변 사태, 국지 도발, 전면전 감행 등에 대응한 한미의 주요 방어·반격 작전 및 선제적 작전 방향을 담고 있다. 그중에는 반격 작전 차원에서 주요 지역에 대한 우리 해병대 등의 상륙작전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사시 원산·함흥 등이 주요 작전 지역에 포함될 수도 있다. 북한의 도발시 아군의 빠른 상륙으로 적의 허리를 끊어 퇴로와 증원군을 차단하려는 것이다.

지난 1일 경북 포항 영일만 일원에서 열린 연합상륙 훈련에서 대형 수송함 마라도함(뒤쪽 배)의 앞을 천왕봉급 상륙함이 지나가고 있다. /포항=연합뉴스


해군이 운용 중인 대형수송함 1번함 ‘독도함’의 모습. /사진제공=국방부


우리 군은 한미 연합 상륙작전은 물론이고 자주적 합동 상륙작전도 성공시킬 수 있도록 역량을 향상하고 있다. 그런 흐름에서 1만 4,000톤급 대형 수송함(일종의 강습 상륙함) 2번함 ‘마라도함’이 올 6월 취역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앞서 전력화된 1번함 독도함과 2번함 마라도함을 동시에 운용 시 한 번에 최대 1,000여 명에 육박하는 상륙 병력과 다량의 전투 장비를 수송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는 미군이 상비하는 해병 원정 부대(약 2,200여 명 규모)에 버금가는 규모다.

여기에 더해 기존의 천왕봉급 상륙함 4척과 고준봉급 상륙함 4척 등 여타 상륙 함정들까지 감안하면 연대급 이상 병력을 한 번에 상륙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해군이 추진 중인 계획대로 오는 2033년까지 3만 톤급 경항공모함을 건조해 전력화한다면 사단급 병력 이상을 일시에 적진에 쏟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이 개발한 수직이착륙형 스텔스전투기 F-35B가 지난 2011년 10월 3일 미 해군 강습상륙함 와스프호에서 처음 수직착륙을 하고 있다. 미 해군은 이 같은 첨단 항공기를 해상전력과 함께 투사해 적의 사정 거리 밖에서 상륙지점의 적 방어세력을 와해시킨 뒤 안전하게 상륙병력을 돌격시키는 전략을 운용해왔다. /사진제공=미 해군


◆적 사정거리 밖에서 상륙 지점 초토화

물론 북한의 방어 태세도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북한도 레이더를 비롯한 감시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다. 주요 해안에는 기뢰, 지뢰, 철제 구조물 등 상륙 저지용 장애물과 공격용 화기들을 집중 배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 군이 주목한 것이 미군의 ‘초수평선작전(OTH)’이다. 적의 탐지 범위나 공격 범위 밖의 수평선 너머에서 주로 미사일·함포·항공기를 동원한 원거리 공격으로 상륙 지점의 적군과 장애물들을 일소한 뒤 병력과 장비를 상륙시키는 방식이다. 이현무 한국국방연구원(KIDA) 전문위원에 따르면 초수평선 상륙작전은 적 해안으로부터 약 50해리(약 90㎞) 이상 떨어진 원거리 해상에서 공격을 가해 상륙 목표 지역을 초토화시킨뒤 병력을 목표 지점으로 돌격시키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대한민국 해병대는 초수평선 상륙작전을 한국의 여건에 맞춰 ‘공지 기동 입체 고속 상륙작전’으로 재해석했다. 공지 기동이란 항공 전력과 지상군 전력의 긴밀한 협력으로 적을 빠르게 무너뜨려 전쟁의 주도권을 잡는다는 개념이다. 한 당국자는 “미군은 각 군종이 자체적으로 (폭격기 등) 항공력과 (인공위성 정보 등) 우주 자산을 동원할 수 있어 해병대나 해군이 일정 규모의 상륙작전을 독립적·입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며 “우리 해병대도 올해 말까지 상륙 공격 헬기와 상륙 기동 헬기 등으로 구성된 항공단을 창설해 자주적인 항공 지원의 토대를 마련하고 (폭격기, 우주 감시 자산 등의 지원을 위해) 공군과도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개발 '상륙돌격장갑차-II' 랜더링 이미지. 기존 상장차보다 기동성과 방호력, 무장능력이 크게 향상될 예정이다. /사진제공=ADD


◆‘오마하 해변’의 참극은 없다

일반인들이 상륙작전이라고 하면 떠올리는 장면은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 초반 약 30분간 펼쳐졌던 노르망디 상륙작전이다. 노르망디 오마하 해변으로 돌격했던 연합군 장병들은 속도가 느리고 엄폐 장갑도 부실한 상륙주정을 타가다가 적의 포격에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우리 해병대는 이 같은 희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륙 돌격 장비의 무장·방호·기동력을 대거 높이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추진되는 상륙돌격장갑차-II사업은 1990년대 개발돼 노후화된 기존의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를 대체·증강할 신형을 개발·양산하는 프로젝트다. 2036년까지 단계적으로 상당량이 생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상장차의 수상 속도 대비 거의 두배에 가까운 속도를 낼 것으로 추정된다. 구경 40㎜급 무인포탑으로 무장하고 방호력이 획기적으로 증강될 것으로 평가된다.

KAI가 개발을 제안한 해병대용 상륙공격헬기 '마린온 무장형'이 해상에서 비행하는 상상도/사진제공=KAI


상륙 공격 헬기는 기존의 국산 상륙 기동 헬기 ‘마린온’에 무장과 최신 항전 시스템 등을 장착하는 방식으로 2031년까지 개조·개발된다. 피탄시 생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장갑이 강화되며 향후 유무인 복합 체계 구축 등을 통해 임무 수행 능력이 한층 향상될 예정이다. 상륙공격헬기가 개발돼 전력화하면 해병대가 자체적으로 공중 지원능력을 갖추게 돼 유사시 빠르고 안전하게 적진으로 돌입할 수 있다.

2014년 한미연합상륙훈련에서 한미 장병들이 상륙돌격장갑차의 엄호를 받으며 해안을 점거하고 있다. /사진출처=미 해병대


2015년 3월 30일 실시된 '쌍룡훈련'에서 상륙작전 등을 훈련한 한미 장병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후엔 한미연합 차원의 대규모 실기동 훈련이 폐지돼 쌍룡훈련 때와 같이 실전적 연합대응력을 유지하기 힘들게 됐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제공=해병대


◆시험대에 선 한미 연합작전 능력

한미 연합 상륙작전 능력은 현 정부 들어서 시험대에 올랐다. 군의 한 관계자는 “아직 국군만으로는 대규모 합동 상륙전을 펼치는 데 한계가 있어 미군과의 연합작전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런데도 한미 연합 훈련 중 실기동훈련은 대대급 이하 규모로만 축소 운용되고 있어 대규모 연합 상륙작전의 실전적 경험를 함께 익히고 발전시키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쌍룡훈련’과 같은 대규모 한미 연합 상륙 훈련은 문재인 정부 들어 폐지된 상태다. 현 정부에선 대규모 실기동 훈련을 되살리기 어려운 만큼 차기 정부에서 복원할 수 있도록 대선주자들이 안보공약을 개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전적 교리·교범 확립도 시급하다. 불과 4~5년 전까지만 해도 해병대는 미국산 구형 UH-1H헬기를 주력 기동 헬기로 운용해왔다. 그마저도 수량이 많이 부족한 가운데 운용시간의 80~90%가량을 상륙작전 관련 훈련이 아닌 산불 진화 지원, 단순 인원 수송 등의 업무에 빼앗겼다. 그나마 국산 상륙 기동 헬기 마린온이 개발돼 점진적으로 전력화되고 있어서 다소 숨통이 트일 예정이지만 여전히 기타 임무 투입 시간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해소하려면 기동 헬기의 실전적 상륙 훈련 비중을 늘려 우리 군의 상황에 맞는 교리·교범을 발전시키고 체득시켜야 한다고 군사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북한이 개발한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이 ‘화성-8형’이 지난 9월 28일 자강도 룡림군 도양리에서 발사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변화하는 전장 환경도 숙제

미 해군을 견제하기 위한 중국의 반접근·지역거부(A2AD) 전략과 이를 추종한 북한의 무기 개발은 한미 연합 상륙작전의 최대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은 다양한 사거리의 대함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개발해왔다. 특히 음속의 5배 이상으로 개발되는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은 기존의 함대 대공 방어 체계로는 요격하기가 극히 어려울 것으로 평가받는다. 북한도 최근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데 이어 극초음속활공체(HGV)를 탑재한 탄도미사일 시험에도 나서고 있어 향후 지대함 미사일로 응용 개발될 우려가 있다.

2015년 5월 '쌍룡훈련'에서 한미연합상륙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참가한 미군 수직이착륙 항공기 'V-22오스프리'가 공중 기동을 하고 있다. 우리 해군 및 해병대도 보다 빠른 상륙작전을 위해 오스프리와 같은 수직이착륙기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제공=해병대


미군은 근래에 초수평선작전보다 진화한 개념인 ‘바다로부터의 작전적 기동(OMFTS)’ 개념을 발전시켜왔다. 그러나 이는 주변국과 동서로 좁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있는 한국 군에는 적용하기 어렵다. 따라서 한국 여건에 맞는 대응이 필요하다. 유사시 북한 및 지원 세력이 한미 연합 상륙군을 탐지·추적하기 어렵도록 주요 상륙 함정들을 저피탐(스텔스) 형상으로 개량해야 한다. 적의 위성·항공 정찰 장비와 지상·해상 레이더를 선제적으로 교란·마비·파괴할 수 있는 역량도 확충할 필요가 있다. 또한 북한 주요 해역에 대거 깔려 있을 기뢰 등을 빠르게 해체할 수 있도록 소해함 등 인프라를 한층 확충해 한국전쟁 당시 ‘원산 상륙작전’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고 군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해병대가 2018년무렵까지도 운영했던 M48계열의 구형 전차 주행 장면/사진제공=국방부


◆또 다른 과제…종심 타격 능력 확보와 수뇌부의 결심 태세

상륙작전의 기본은 적의 측·후방을 기습 타격해 퇴로와 증원로를 차단하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종심까지 파고는 방향으로 상륙작전의 임무와 전략이 변화하는 게 선진국의 트랜드라고 군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따라서 상륙의 성공 못지 중요한 게 종심타격을 위한 빠른 기동력 확보와 후속 지원·증원군 확보다. 상륙에 성공하더라도 이후 진군 속도가 지체되면 적의 종심으로 파고들 길이 막히게 되고, 이런 상황에서 지원물자와 증원군이 적기에 도착하지 않으면 상륙군이 적진에 고립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 해병대의 도섭능력을 제한적이다. 과거보다 장비의 양적 질적 향상이 이뤄지긴 했으나 여전히 육군이나 해군이 쓰는 A급 물량보다 성능 낮거나 한 세대 이전의 구형을 보급 받고 있어서다. 전차, 장갑차, 전술차량 등이 대부분 그렇다. 전차의 경우 개발된지 반세기 가까이 지난 패튼 계열 탱크(M48 계열)를 근래에까지 사용하다가 지난 2018년에야 국산 구형 전차를 개량한 K-1E1탱크로 교체 받았다. 육군이 K2전차를 대거 보급 받고, 이어서 차기 전차개발까지 추진하면서 도태되는 K1전차 개량형을 해병대에 물려준 것이다. 한 예비역 영관급 장교는 “북한군의 전차가 대체로 노후화돼 해병대는 K1E1로도 충분히 돌파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있었던 것 같은데 김정은 정권 이후 기존의 구형 ‘천마호’전차를 대체할 신형 전차(해외 호칭 ‘M2020 탱크')를 개발해 전력화를 하고 있다”며 “신형 전차의 외형으로 보면 4세대 전체의 대표인 미국 에이브럼스 전차를 추종한 측면이 보여 만만히 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형전술챠량 K-151의 이미지


장갑차도 해병대는 구형 국산 병력수송장갑차(APC)인 ‘K-200’을 운용 중이다. 반면 육군은 선진국의 동향을 반영해 기동성과 험지돌파능력, 방호력과 공격력, 내부공간 활용성 등이 확장된 보병전투차량(IFV)인 ‘K-21’로 전력을 구성하는 추세다. 그나마 소형 전술차량의 경우 속칭 ‘군토나’(K-131)에서 한국판 험비로 불리는 신형 K-151로 교체되고 있다. 방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K-151은 기존보다 도섭능력과 방호력이 크게 향상된 차량”이라며 “다만 해병대의 여타 차량들은 여전히 육군이 과거에 쓰던 구형 장비를 물려 받은 측면이 있어서 1m이상의 수심도 건널 수 있는 도섭능력에 미달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향후 이들 육상 기동장비들의 성능을 개선하고 물량을 확충하더라도 더 중요한 것은 작전을 결심하기 위한 군 통수권자를 비롯한 군 수뇌부의 결심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과거 연평도 포격사태 때처럼 수뇌부가 보복응징 수준을 놓고 우왕좌왕하다가 해병대 수준에서의 제한적인 응징에 그친 사례를 보면 북한이 보다 고강도 도발시 과연 전격적인 상륙전으로 보복응징하고, 종심까지 타격할 결심을 할 수 있을 지 불확실하다는 게 군 안팎의 평가다. 특히나 문재인 정부 들어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비핵화를 이루기 위해 적극적인 대화에 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이로 인해 유사시 공세적인 대응태세를 수세적인 대응태세로 전환한 점이 문제가되고 있어 유사시 작계5015가 실효성 있게 결심돼기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따라서 차기 정부에 도전하는 각 대선주자들은 향후 안보공약과 정책을 수립할 때 대북 관여 전략과 공세적 대응태세간 균형을 맞춰 대북억제역량이 제대로발휘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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