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경(22·CJ온스타일)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최다 상금이 걸린 제네시스 챔피언십(총상금 15억 원)에서 생애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이재경은 10일 인천 송도의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때려냈다. 경기 중 폭우가 내리기도 한 가운데도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뽑아낸 그는 최종 합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 신상훈(23·PXG·12언더파)를 2타 차이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2019년 9월 1일 부산경남 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둔 지 2년 1개월 만에 거둔 통산 2승째다. 첫승을 앞세워 신인상을 차지했던 이재경은 2년 차이던 지난해에도 상금 랭킹 3위에 올랐을 만큼 꾸준한 경기력을 보였지만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시즌 다소 부진하다 지난주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공동 9위에 오르며 반등에 성공한 그는 시즌 두 번째 톱 10 입상을 우승으로 장식하는 기쁨을 누렸다.
소득이 많은 우승이었다. 거금 3억 원의 우승 상금은 물론 제네시스의 첫 전용 전기차 GV60을 받았다. 여기에다 이 대회 우승자 특전인 내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과 더 CJ컵, 그리고 유럽 투어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등 3개 대회의 출전권은 금액으로 환산하기 힘든 기회다.
지난해 세 차례 준우승 중 하나를 이 대회에서 거뒀던 이재경은 “잭 니클라우스 코스에 오면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던 말을 우승으로 입증했다. 선두 고군택(21)에 4타 뒤진 공동 4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이재경은 2번부터 5번 홀까지 4연속 ‘줄 버디’를 엮으며 선두로 치고 나왔다. 고군택이 4~6번 홀에서 4타를 잃으며 흔들리면서 중반 이후 우승 경쟁은 3타 차 공동 2위로 출발한 이재경의 대결로 압축됐다. 한 차례 우승 경험이 있는 이재경은 위기 관리 능력이 빛났다. 11번 홀(파4)에서 버디 퍼트가 홀을 2m 가량 지나쳤지만 과감한 스트로크로 파 퍼트를 홀에 떨궜다.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린 12번 홀(파4)에서 4m 거리의 퍼트를 성공시킨 것은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는 결정적인 파 세이브 장면이었다. 1타 차로 앞선 16번 홀(파4)에서는 오른쪽으로 밀렸지만 볼이 카트도로를 맞고 앞으로 전진해 그린을 공략하기에 좋은 지점의 러프에 놓이는 행운도 따랐다. 이 홀 3m 버디로 승기를 잡은 이재경은 먼저 경기를 마친 뒤 2타 차 우승이 확정되자 두 팔을 들어 올리며 환호했다.
이날 3언더파로 선전을 펼친 신상훈은 이재경에 막혀 생애 첫 우승에는 못 미쳤지만 생애 최고 성적을 낸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첫날 10언더파를 때려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린 고군택은 6오버파(버디 1, 더블보기 2, 보기 3개)로 부진해 3위(6언더파)로 마감하며 첫 우승을 미뤘다.
이재경은 “올해 마음대로 경기가 되지 않아 힘들었기 때문에 꿈을 꾸는 것처럼 기분이 좋다. 지난주 대회부터 감이 좋아졌는데 좋아하는 이 코스에서 경기하게 돼 우승까지 한 것 같다”면서 “내년 PGA 대회에 나가게 돼 기쁘고 최선을 다해 경기하겠다”고 말했다.
2주 연속 우승을 노린 함정우(27)가 5언더파로 4위, 방두환(34)이 4언더파 5위에 올랐다. 1오버파 공동 16위로 마친 박상현(38)은 이번 대회에 불참한 김주형(19)을 제치고 대상 포인트 1위(5,241.39점)로 올라섰다. 디펜딩 챔피언 김태훈(36)도 공동 16위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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