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인 남욱 변호사가 지난 2014년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경기지사의 재선이 사업에 유리하다고 대장동 주민들에게 수차례 언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녹음파일에 따르면 남 변호사는 2014년 4월 30일 대장동 원주민들과 만나 1시간가량 대화한다.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도 자리에 함께 있었다. 해당 자리는 대장동도시개발추진위원회(추진위)와의 간담회 자리였다고 알려졌다.
당시 상황을 담은 녹음 파일에서 남 변호사는 “(곧 있을) 선거가 중요하다”며 “‘새누리’가 되면 민영화한다는 말이 많다”고 성남시장 선거를 언급했다. 녹취록이 녹음된 시점 두 달 뒤에는 성남시장 선거가 예정돼 있었다. 이어 남 변호사는 “이재명이 되면 사업이 급속도로 진행될 것 같다”며 “사업과 관련해서는 이재명이 훨씬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녹취록에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거취를 암시하는 부분도 등장했다. 당시 남 변호사는 “이재명이 시장이 되고 유동규 본부장이 사장이 되면”이라고 말을 흐리다가도 “그럼 본인이 사장인데 뭐 알아서 잘 하겠죠”라고 말했다.
실제 이재명 지사가 재선에 성공한 뒤 유 전 본부장은 2014년 8월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에 취임했고 전략사업팀을 만들어 대장동 사업을 선두에서 이끌었다. 당시 황무성 사장은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선정 직전인 2015년 3월 11일 돌연 사임했다. 이후 후임 사장이 취임하기 전까지 4개월 동안 유 전 본부장이 사장 직무대리를 맡으며 대장동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유 전 본부장이 사장 직무대리를 맡았을 때 민간사업자가 선정됐고 초과 수익 환수 조항이 배제된 사업 협약과 주주 협약이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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