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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 이재명 후보가 당선돼도 정권 교체일까

이종배 디지털뉴스룸 부국장

宋 대표 "李 후보 당선돼도 정권교체"

李 후보도 현 정부와 연일 차별화

정부는 정권교체 李 공약 지원사격

위장이혼은 말 그대로 '위장'일뿐

이재명 당선은 '정권교체' 아니야





선거 때만 되면 정치인들 입에서는 화려만 ‘미사여구(?)’가 나온다. 정책 대결보다 때로는 단 하나의 슬로건이 표심을 좌우하는 것이 현실이다. 아칸소주 주지사 출신 빌 클린턴은 이 문구로 선거에서 승리했다.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라는 구호다. 민주당은 권력을 되찾게 됐다.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후보마다 표심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그런데 유독 눈에 띄는 것이 있다. 바로 여당 대표가 본인의 후보가 당선돼도 ‘정권 교체’라는 이야기를 꺼낸 것이다.

한두 차례가 아니다. 최근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서 탄압받던 사람이다. 기소돼 죽을 뻔했지 않나. 장관을 했나 뭘 했나. 이 후보도 새 정권”이라고 했다. 당내에서 거센 반발이 나오지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이 후보 역시 현 정부와 거리를 두고 있다. 정책도 그렇고 발언도 그렇다.

인천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좌파나 우파냐 박정희 전 대통령이냐 김대중 전 대통령이냐 따질 필요 없이 가장 효율적인 정책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 정부에서 적폐 취급하던 인물까지 언급했다. 현 정부 정책은 물론 조국 사건에 대해서는 사과도 수차례 했다. 4년여간 잘못했다는 발언은 없었는데 대선을 앞두고 쏟아지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의 정권 교체 발언의 연장선인 것으로 보인다.

삼척동자도 이유는 안다.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 없이는 이기기 힘들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잇단 악재에도 이 후보 지지율은 30%대 중반에서 요지부동이다. 역전을 당했다는 설문 조사도 다시 나오고 있다. 윤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단일화를 이룰 경우 이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민의 정권 교체 열망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결국 여당 후보가 당선돼도 정권 교체라는 다소 ‘희괴’한 전략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물론 국민의 입장에서는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나라를 잘 이끌면 된다.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아니다. 그저 좋은 대통령이 나와서 내 가족이 무탈하게 편안히 살아가는 것이 그것이다. 나라가 찢어지고, 이념에 피폐화되고, 아빠와 자식이 싸우는 그런 시대를 다시 경험하지 않고 싶다는 소망이다.

그런데 문제는 여당의 정권 교체론에 신뢰가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로지 표만을 위한 전략으로 보이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 같다.

일단 정부와 이 후보 간의 밀애다. 어떤 필자는 이를 ‘이심문심(李心文心)’으로 표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수차례 “청와대와 정부는 정치적 중립을 지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후보가 공약하면 정부가 뒷받침하고 있다. 1월 추경도 그중 하나다. 그렇게 추경에 반대하던 정부가 입장을 바꿨다. 안 후보는 ‘1월 추경’에 대해 “가불추경으로 정부가 이재명 선거운동에 앞장서고 있다”며 지적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 후보가 내건 공약을 현 정부가 입법화하려고 나서고 있다. 정권 교체라면 정부가 반기를 들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정권 교체를 내세운 후보를 정부가 적극(?) 도와주고 있다.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위장 이혼이라는 게 있다. 부채를 줄이기 위해 쓰는 나쁜 수법 중 하나다. 일부에서는 세금을 줄이기 위해 거짓으로 이혼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위장 이혼은 말 그대로 ‘위장’이다. 부부는 여전히 운명 공동체다.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송 대표 말대로 이 후보 당선도 ‘정권 교체’일까. 선거 전략용으로는 나무랄 데 없지만 말 그대로 이것은 ‘선거용’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결과적으로 같은 정권이다. ‘정권 교체’ 냐 ‘정권 유지’냐. 유권자마다 선택은 다를 수 있다. 내 생각이 달라도 존중해야 한다. 하지만 이 후보 당선은 정권 교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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