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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What] 연초부터 880만명 병가…美 노동시장 '직격탄'

■오미크론에 일할 사람 없는 美

전체 근로자 5.6% '사상 최대'

지난달 초보다 200%나 폭증

산업분야 불문 일손 부족에

올 실적 전망 하향 기업 늘듯

임금인상發 인플레 심화 우려

1분기 성장전망 3%로 낮아져

지난해 9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한 업체의 구인 광고. /AP연합뉴스




20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샌타클래라의 한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은 이른 오후에 영업을 접었다. 이 매장 직원은 “원래 10명이 일하고 있는데 아픈 사람이 많아 4명으로 매장을 꾸리다 보니 운영이 어렵다”며 “당분간 일찍 문을 닫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미국 샌디에이고의 비영리 의료기관인 샤프헬스케어시스템의 응급 의료센터 한 곳도 인력 부족에 직격탄을 맞았다. 전체 1만 9,000명의 직원 중 8%에 달하는 1,500명이 병가를 내 운영 자체가 버겁기 때문이다.

20일(현지 시간) 일손 부족으로 영업시간을 단축한 미국 캘리포니아 샌타클래라의 한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미국 노동시장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일손 부족으로 신음하는 곳이 하나둘이 아니다. 미 인구조사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9일부터 이달 10일까지 12일간 병가를 낸 근로자는 880만 명에 이른다. 노동부가 집계한 전체 근로자 수(1억 5,500만 명)의 5.6% 규모다. 100명 중 병가로 빠진 사람이 5~6명이다 보니 휴가 인력, 퇴사자 등 자연 감소분 등까지 합치면 노동력 부족 문제는 그만큼 심각할 수밖에 없다. 회계법인 그랜트손턴의 경제학자 다이앤 스웡크는 “전염에 대한 공포나 대면 활동의 불안감보다 아픈 사람들로 인해 빚어지고 있는 일손 부족이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 이런 병가 규모는 지난해 4월 관련 통계가 집계된 후 최대다. 미국 내 오미크론 첫 사망자가 나오기 전이던 지난해 12월 초의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00% 가까이 폭증했다. 같은 기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도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2주 전만 해도 5만 5,000건이던 실업수당 청구 건이 지난주에는 28만 6,000건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경제가 회복의 전기를 맞이해야 할 새해 초부터 노동시장에 커다란 혼란이 초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공항의 유나이티드항공사 카운터에서 승객들이 수속을 밟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손 부족이 산업 분야를 가리지 않고 타격을 주고 있는 점은 이전과 다른 부분이다. 물류 운송의 중추를 차지하는 트럭 운송업과 항만 물류 분야는 물론 항공·유통·요식업 등을 비롯해 쓰레기 처리, 소방, 치안 부문까지 일손이 달린다. 미 대표 항공사 유나이티드항공의 뉴어크 환승 센터는 직원의 30%가 코로나19 확진으로 병가를 냈다.

기업으로서는 인력이 모자라다 보니 직원을 잡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인건비를 올려야 하는 입장이다. 비용 상승분을 제품이나 서비스 가격 인상을 통해 보전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물가를 다시 자극해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킬 소지가 다분하다. 이런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영세 업체들은 결국 도산의 운명을 맞고 있다.

글로벌 회계법인 RSM 소속 조지프 부루수엘라스 연구원은 “회사에서 의사 결정을 할 때도 아픈 사람들 때문에 정족수조차 채우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올해 실적 전망을 낮추는 기업이 많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 경제가 오미크론 등의 악재로 성장률이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아지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문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연간 3.0%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조사 때만 해도 4.2%였다. 치솟는 물가에다 오미크론에 따른 노동력 시장의 구멍까지 발생하면서 경제의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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