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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대도 티슈도 다 면으로 만들어버리는 그곳 '소락' [지구용]





2016년 '깔창 생리대' 이슈, 기억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경제적 형편이 어려워 여성용품조차 구매하기 힘들다는 여학생들의 이야기. 이 소식에 마음 아파하던 제주 노형동 주민들이 직접 면생리대를 만들어 소녀들에게 보내던 봉사활동이 협동조합 ‘함께하는 그날’로 이어졌어요. 함께하는 그날에서는 몸에도, 환경에도 좋은 유기농 면으로 더 많은 제품을 만들어 보기로 했고 그렇게 만들어진 브랜드가 바로 ‘소락’이에요. 소락은 어느덧 11명의 직원이 140여개 면 제품을 만들어내는 어엿한 기업이 됐는데요. 어떤 제로웨이스트샵에 가든 면생리대부터 티슈(와입스), 화장솜, 티백까지 소락의 다양한 면 생활용품을 만날 수 있죠. 자주 마주친 만큼 소락에 대해 궁금한 것도 많았는데요. 일반 면과 소창은 다른 건지, 타사의 면생리대와 소락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등등. 소락과의 이메일 인터뷰로 풀어본 궁금증, 용사님들께 공유할게요.

Q. 소창이라는 원단은 면과 어떤 점이 다른가요?

A. 목화에서 뽑아낸 솜 형태의 섬유를 ‘면화’라고 해요. 면화로 만든 실이 면실이고요. 이 실로 성글게 짠 면직물이 바로 소창이에요. 소락은 지난해 8월부터 유기농 소창 원단을 사용 중이에요. 목화를 재배할 때 제초제와 살충제, 고엽제 등 유해한 화학 약품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유기농 원단은 목화 재배 과정부터 원단의 제조 과정까지 자연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근로자들의 근로 환경도 윤리적으로 보장되는 구조로 제작돼요. 물론 일반 원단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환경과 사람을 위해서 유기농 원단을 채택했어요.

참고로 소창은 ‘정련’을 하면 물기 흡수력이 높아져요. 정식으론 냄비에 제품을 넣고 3번 정도 삶아야하지만, 약식으로 하는 방법도 있어요. 먼저 큰 용기나 냄비에 제품을 넣고 따뜻한 물을 부어 1~24시간 방치하세요. 기다리는 중간중간 물을 교체해주면서 손으로 뒤적여 헹궈주세요. 끝으로 세탁기에 제품을 넣고 과탄산 소다를 한스푼 넣어 삶음 세탁을 2~3번 진행하면 됩니다.

Q. 소락은 실도 순면을 쓴다고요?

네, 소락에서는 순면실만 사용합니다. 현재 사용하는 대부분의 실은 아크릴 실이에요. 가격도 저렴하고 견고하니까요. 아크릴은 플라스틱의 한 종류인 폴리로 만들어졌어요. 아무리 가느다란 실이라도 생분해되기까지 200년의 시간이 걸립니다. 아크릴 실을 사용한 섬유를 세탁하면 약 73만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배출된다는 조사도 있어요. 반면 순면실은 5개월이면 생분해가 됩니다. 면 생리대에 무늬가 들어간 경우도 있는데요. 인위적으로 염색을 한 게 아니라 목화솜 자체의 자연적인 색깔 차이를 이용해서 만들어낸 무늬에요. 안심하고 사용하셔도 됩니다.

제주의 상징! 감귤과 해녀 자수가 놓인 소락의 손수건. 자수도 100% 핸드메이드! /사진=박윤선기자


Q. 생리대부터 화장솜, 티슈, 티백까지 정말 다양한 소창 제품을 만들고 계시잖아요. 이 중 가장 인기있는 제품이 뭔가요?

A. 아무래도 소락의 메인 제품인 소락패드(면 생리대) 제품이 가장 인기가 많아요. 기존의 면 생리대 제품은 생리혈이 새지 않도록 방수천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소락패드는 방수천을 사용하지 않고 전체 소재를 유기농 면으로 제작해요. 합성 소재를 사용한 방수천은 나중에 분해가 잘 안될 뿐더러 통기가 잘 되지 않아 냄새가 나는 요인이 되거든요. 대신 저희는 중형과 오버나이트에 두툼한 면 보충재를 넣어요. 보충재만 따로 구매도 가능하기 때문에 양이 많은 날에는 추가로 넣을 수 있고 양이 적은 날에는 보충재를 빼고 사용할 수 있어요.

Q. 모든 제품을 수작업으로(!) 하신다고 알고 있어요. 수작업을 고수하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A. 네, 소락의 제품들은 재봉사가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만들어요. 소락을 운영하는 협동조합 ‘함께하는 그날’은 지역의 경력 보유 여성들과 시니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경제적 자립과 함께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자아실현을 도와주는 것을 목표로 설립된 협동조합이기도 하거든요. 소락 제품 수요가 많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지역의 작은 공방을 만들어서 대응하고 있어요.

제주시 노형동 지구별가게 바로 옆에 소락 제품을 만드는 작업실이 있어요. /사진=박윤선기자


Q. 소락에는 왠지 제로웨이스트 최강자들만 모여있을 것 같아요. 소락 제품을 사용한 직원들 하루는 어떤 모습이에요?

A. 그렇게 특별나진 않아요. 그냥 다회용으로 대체할 수 있는 생활용품은 최대한 다회용으로 대체하려고 하죠. 먼저 일회용 티슈와 물티슈 대신 재사용이 가능하고 자연분해가 되는 천 휴지인 와입스를 써요. 일회용 화장솜 대신 다회용 메이크업와입스를 사용해요. 이 외에 일회용 비닐 대신 장바구니 사용하기, 텀블러 사용하기, 용기를 가지고 다니면서 포장 음식이나 남은 음식을 담아오기 등 조금 귀찮거나 불편할 수는 있지만 마음만 먹는다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행동을 실천하고 있어요.

지구별가게와 소락을 운영하는 협동조합 ‘함께하는 그날’의 이경미 대표님. /사진제공=함께하는 그날


Q. 보람찬 순간, 많으셨겠지만 그 중에도 가장 보람있었던 일이 있다면요?

A. 지난 2021년 크리스마스에 큰 감동과 보람을 함께 느꼈어요. 저희는 매달 하루를 정해 지역의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100개의 면생리대를 만드는 별데이(별DAY)행사를 진행하고 있어요. 별 무늬의 원단으로 면생리대를 만들어서 생리빈곤을 겪는 소녀들에게 나누어 주는 ‘소녀 별을 품다’ 행사에요.

지난 12월에는 특별히 500개의 면생리대를 지역이 아닌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 전달했거든요. 마침 이 면생리대가 크리스마스 시즌에 마다가스카르에 도착했고, 아프리카 소녀들이 놀라운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는 표현의 감사 영상을 답으로 줬어요. 지역의 소녀들을 도와줄 때도 많이 들었던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먼 아프리카 소녀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들으니 더 감동적이었던 것 같아요.

인터뷰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친환경 관련 브랜드들이 대부분 그렇지만 알고 나니 더욱더 애정이 가는 브랜드인 것 같아요. 참, 소락패드 수익 일부는 소외계층 청소년들에게 매월 100개의 면생리대를 기부하는데 사용된다고 해요. 지구에도, 내 몸에도, 어려운 청소년들에게도 착한 소락에 많.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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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환경을 생각하는 뉴스레터 ‘지구용’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쉽지만 확실한 변화를 만드는, 지구 사랑법을 전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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