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처벌 전력을 이유로 한국 국적 회복을 불허한 정부 조치는 적법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는 6일 최근 외국 국적을 가진 A씨가 국적회복 허가 거부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법무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밝했다.
1998년 유학을 떠난 A씨는 2008년 12월 외국 국적을 취득하면서 한국 국적을 상실했다. 다만 A씨는 외국 국적 취득 전 국내에 거주하면서 가족들과 함께 지냈고 병역 의무도 이행했다. A씨는 2020년 5월 국적회복 허가를 신청했지만, 법무부는 국적법에 따라 '품행이 단정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허락하지 않았다. A씨는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다.
A씨 측은 법정에서 ‘품행 미단정’에 대응해 병역의무를 모두 이행한 점 등을 강조했다.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등 불이익이 크다는 이유도 들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원고가 다시 대한민국 구성원의 지위를 회복해도 지장이 없을 정도의 품성과 행실을 갖췄다고 볼 수 없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음주운전 전력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음주 운전(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재판부는 "원고가 대한민국 법체계를 존중하는 태도를 가졌는지에 관해 의문이 있다"며 "품행 개선에 관해 상당한 개연성이 인정될 만큼 충분한 기간이 지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A씨가 한국 국적을 상실했는데도 여러 차례 걸쳐 한국 여권을 이용해 출입국한 점도 문제라고 판단했다. 다만 A씨는 법무부가 운영하는 '불법체류자 특별 자진출국 기간' 중 출국해 형사처벌을 받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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