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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빅파마, 삼성 견제 칼 뽑았다

화이자, 삼바에피스에 특허소송

삼성 바이오시밀러 'SB4' 흥행에

제조공정 침해로 손해배상 청구

"호주 판매 7년차…뒤늦게 제소

경쟁력 높아지자 압박 돌입한 듯"





세계 최대 제약사인 화이자가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의 최대 매출 바이오시밀러 ‘SB4’를 대상으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오리지널 의약품 기업과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은 시장 쟁탈을 위해 자주 특허 분쟁을 벌이고 있지만, 화이자가 한국 바이오 기업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출시하기 전이 아닌 이미 제품을 출시한 지 수 년이 지난 후에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어서 화이자의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와 에피스를 합병하면서 덩치를 키워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에 나서자 글로벌 제약사가 본격적으로 견제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엔브렐'의 북미 외 지역 판권을 보유한 화이자가 호주 연방법원에 에피스에 SB4 관련 판매 중지와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세포 배양 방법 등 제조 공정 특허를 침해했다며 판매로 인한 손해 배상까지 청구했다.

엔브렐은 미국 제약회사 이뮤넥스가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글로벌 제약사인 암젠이 이뮤넥스를 인수합병(M&A)해 현재 원천 특허는 암젠이 보유하고 있다. 암젠은 화이자와 북미를 제외한 모든 지역 판권 계약을 맺고 전 세계에서 엔브렐을 판매하고 있다. 엔브렐의 핵심 특허들은 2012년 만료됐으며, 미국 시장에서만 2029년까지 연장된 상태다.



에피스는 엔브렐의 특허가 만료된 2015년 바이오시밀러인 SB4를 개발했다. 현재 유럽에서는 '베네팔리', 미국에서는 '에토코보', 호주에서는 2016년 ‘브랜시스’라는 제품명으로 승인받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SB4 매출액은 5억6160만 달러로 에피스 전체 제품 매출액인 12억5510만 달러의 44.7%를 차지, 에피스가 보유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 5종 중 가장 비중이 높다. 약가 경쟁이 심화된 상황에서도 SB4는 유럽에서 원조인 엔브렐을 제치고 시장 1위인 40% 이상 점유율을 차지했다. 다만 미국의 경우 암젠이 2019년 SB4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지 곧바로 소송을 제기해 지난해 말 에피스가 패소, 2029년까지 미국에서는 판매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화이자의 이번 소송은 삼성을 견제하기 위한 글로벌 제약사의 전략적인 견제라고 분석한다. 통상 오리지널 제약사들은 특허 만료 시점이나 바이오시밀러 판매 허가 시점에 판매 금지·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 이미 호주 현지 판매 7년 차에 접어든 시점에 분쟁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소송은 평소 특허 침해를 영업 전략으로 삼는 바이오시밀러 업계의 전례와 달리 특수한 상황"이라며 "메인 시장인 유럽이 아닌 호주에서 소송을 제기한 것을 보면 경영 전략 차원에서 압박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특허 보유자는 딱히 손해 볼 게 없기 때문에 호주에서의 소송 결과에 따라 유럽 등 다른 지역으로 소송을 확대해 삼성의 바이오 산업 전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소송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신약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허 문제가 불거지는 바이오시밀러 사업에서 한단계 나아가 오리지널 의약품 개발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삼성은 위탁생산(CMO), 위탁개발생산(CDMO), 바이오시밀러 그리고 신약 연구 개발(R&D) 순서로 가장 잘 해왔던 것부터 세계 1등을 목표로 바이오 사업을 확대해 왔다"면서 “하지만 최근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극심한 가격 경쟁과 지식재산권(IP) 분쟁이 확대되면서 성장성과 수익성에 비상등이 켜진 만큼 신약 개발로 빠르게 방향을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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