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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우리말로 문화재 읽기] 종묘, 봉안→ 모시는'·신위→'신주'로

<5> 종묘

전통 제사형식 등 이해도 높여야





서울 종로구에 있는 종묘의 안내판은 특히 읽기가 쉽지 않다. 다소 어려운 전통 제사(제례) 형식에 대해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일반인들이 잘 쓰지 않는 용어다. 그만큼 ‘쉬운 우리말’로의 정리가 필요하다.

입구를 들어서 ‘종묘’의 설명을 보면 “종묘는 역대 왕과 왕비의 신위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던 국가 최고의 사당이다”라며 “왕이나 왕비가 승하하면 궁궐에서 삼년상을 치른 후에 그 신주를 종묘로 옮겨 모신다”고 돼 있다.

‘신위’와 ‘신주’가 혼용돼 있다. 학계의 설명에 따르면 제사의 대상인 ‘신’을 대체하는 물건은 모두 신위라고 표현한다. 신위 안에는 신주, 위패, 지방 등이 있다. 이중에서 신주는 해당 인물의 유일한 신위로, 보통 제사를 받드는 큰집 사당에 모셔있다. 위패는 특정 개인의 사당 외에도 서원, 향교 등 여러 곳에 있을 수 있다. 지방은 일반인이 제사 때 사용하는 종이로 된 신위다. 또다른 형태의 신위로 영정 등도 있다.

즉 유일한 사당인 종묘에 있는 것은 ‘신주’로 통일할 필요가 있다. 또 종묘의 정전에는 그림으로 그려진 ‘정전 신위봉안도’, 영년전에는 ‘영년전 신위봉안도’로 설명된 반면, 정전 내 공신당에는 ‘배향공신 신주봉안도’가 있어 혼란을 준다. 배향공신 신주봉안도에는 “공신 위패들이 모셔져 있다”고 하니 이것도 문제다.





‘종묘’의 안내판에는 “봉안해야 할 신위가 늘어남에 따라…”는 표현에서 ‘봉안’을 ‘모시는’으로 바꾸는 것이 더 이해하기 쉽다. 정전 본 건물에 대해 “숭고하고 고전적인 건축미의 극치를 보여준다”고 하는데 과장된 주관적 감탄보다 객관적인 설명이 필요하다.

정전내 ‘칠사당’에서 “칠사는 ‘봄의 사명과 사호, 여름의 사조와 중류… 등을 이르는 말이다”고 하는데 표현이 어렵다.

배경 설명을 빼놓은 표현도 적지 않다. 종묘에 대해 “‘궁궐의 왼쪽인 동쪽에 종묘를, 오른쪽인 서쪽에 사직단을 두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경복궁의 왼쪽인 이곳에 자리잡았다”고 표현했다. ’왼쪽‘과 ’오른쪽‘은 경복궁에서 남향을 하고 앉은 임금이 기준이다. 이 안내판을 보는 사람에게는 종묘가 경복궁의 오른쪽에 있다.

‘재궁’의 설명에서는 “임금이 세자와 함께 제사를 준비하던 곳으로”라고 돼 있는데 당시 제사가 새벽에 이뤄지고 이를 위해서 종묘 내에서 하룻밤을 묶어야 한다는 설명이 추가돼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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