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086280)가 세계 최대 액화이산화탄소(LCO₂) 운반선 개발의 첫 발을 뗐다. 초대형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 친환경 해상운송의 여러 영역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중공업그룹과 공동 개발한 7만4000㎥급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이 미국선급(ABS)과 마샬아일랜드 기국으로부터 기본승인 인증(AIP)을 받았다고 6일 밝혔다. 기본승인 인증은 공식 기관으로부터 선박 개발 초기에 기술의 적합성과 안정성, 실효성을 인정받는 절차다. 미국선급과 마샬아일랜드 기국은 선박 기술 승인 분야의 국제 기준으로 꼽힌다. 선박의 길이는 284m, 폭은 42m이며, 친환경 선박 연료인 LNG추진 엔진을 적용할 예정이다.
지난 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기본승인 인증 기념식에는 현대글로비스, 현대중공업, 한국조선해양, 미국선급, 마샬아일랜드 기국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번 개발에 참여하며 액화이산화탄소의 해상 운송과 선박 운영에 대한 필요 제원 등 정보를 제공했다. 구체적으로 이산화탄소를 선적하거나 양하할 수 있는 항만 후보지의 제약 조건을 고려해 여러 항에 적합한 선박 제원과 최대 선적량을 산출하고 선박 설계에 반영하도록 했다. 초대형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의 세부 특성과 액화이산화탄소 선적·양하 시 주의사항 등에 대한 정보도 얻었다.
현대중공업과 한국조선해양은 운항 중 탱크 압력을 유지해 화물을 안정적으로 보존할 수 있는 화물저장시스템(CCS)과 화물운영시스템(CHS)을 고도화하고 적재량이 극대화할 수 있도록 선박을 설계했다. 대량의 액화이산화탄소를 안전하게 운송하려면 고압과 저온(-56℃)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이번에 개발한 선박은 이 같은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강재를 적용해 건조할 계획이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폐유전이나 폐가스선에 주입·매립하는 기술(CCS)은 탄소중립 달성에 필수적인 기술로 평가된다. 이산화탄소의 포집·저장 기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 액화이산화탄소 해상운송 시장도 확대될 수밖에 없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번에 개발한 초대형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을 통해 시장을 선도한다는 의지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세계 최대 액화 이산화탄소 전용운반선을 통해 글로벌 선사로서 전세계 탄소 중립을 위한 노력에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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