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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존엄한 죽음'을 선택한 사람들…한 의사가 써내려간 특별한 기록

■나는 죽음을 돕는 의사입니다

스테파니 그린 지음, 이봄 펴냄





인류의 역사에서 자살은 대부분의 문화권에서 금기시되는 행동이었다. 현대 대부분의 국가에서도 마찬가지다. 죽음도 선택할 권리로 보아 안락사나 조력 자살을 합법화한 국가들이 생겨나고는 있지만, 그 수는 극히 일부다.

우리 나라에서는 현재 연명의료 중단만이 허용되고 있지만, 적극적 안락사나 조력 자살에 대한 논쟁도 계속되고 있다. 비영리 조력 사망 지원단체인 스위스의 디그니타스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조력 자살을 신청한 한국인은 3명이고, 신청자는 100명에 이른다. 지난해 6월에는 국회에 조력존엄사법이 발의돼 공론화되기도 했다.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느냐의 찬반 여부는 끝없는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는 주제다. 삶의 시작을 선택하지 못했지만 끝은 선택할 수 있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마무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생명의 존엄성 문제와 자살 강요 등의 문제 등으로 반대하는 의견도 존재한다.

결국 우리 나라에서 이 문제를 더욱 자세히 논의하기 위해선 이미 조력 자살을 시행 중인 국가의 사례를 살펴볼 수밖에 없다. 책은 2016년 처음으로 조력 자살을 시작한 캐나다의 사례를 살펴본다. 조력 자살을 실제로 시행한 사람들과 그들을 도와준 저자 스테파니 그린 박사의 이야기를 담아 냈다.



책을 잃다 보면 “죽음을 잘 준비하고 맞이해야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게 된다. 그리고 그 방법 중 하나로 조력 자살을 충분히 고려할 수도 있다고도 느끼게 된다.

“내 환자들 대부분은 사랑하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죽음을 맞이했다. 나는 그들이 나눈 마지막 대화, 사랑의 말들, 눈물 어린 작별, 마지막 조언의 목격자였다." 우리는 적극적으로 자살할 권리는 없을지 몰라도, 최소한 존엄한 죽음을 준비해야 할 권리는 있다.

다만 이 책이 중립적인 시각에서 쓰여진 것이 아니라는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직접 조력 자살을 시행한 의사의 이야기고, 감상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만큼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자신만의 생각을 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책 역시 “조력 사망이 모든 사람을 위한 선택은 아니다”라며 “나는 그 선택을 존중한다”라고 분명히 밝힌다.

캐나다에서조차 합법화는 먼 길이었다. 소송과 판결이 계속됐다. 우리 나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윤리와 제도의 벽 앞에서조차 아름다운 죽음에 관한 논의는 결코 불필요한 것이 아니다. 1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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