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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스트리트] 독창성보다 시장성…스타트업, 유니콘 등극 키워드 바뀐다

에이피알, 올해 처음으로 유니콘 반열

매출·영업이익 키우면서 경쟁력 입증

유력 후보 바로고…사업 다각화 성공

더스윙·리테일앤인사이트도 급성장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가 7월 21일 서울 송파구 에이피알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성형주 기자




꾸준한 매출 확대로 비즈니스 모델(BM)의 시장성을 증명한 스타트업들이 새로운 유니콘(기업 가치 1조 원)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에는 BM의 독창성과 미래 가치가 유니콘 등극의 핵심 키워드였지만 최근에는 실질적인 사업성이 기업가치 평가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는 추세다. 미국·인도·프랑스 등 경쟁 국가들은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유니콘 기업을 배출한 반면 우리나라는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확실한 BM과 실제 매출 창출로 기업 가치를 높여가는 스타트업들이 새로운 유니콘으로 올라설 지 관심이 쏠린다.



16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최소 3년 이상 꾸준한 매출 상승을 일궈내고 있는 기업들의 기업 가치가 상승해 유니콘 등극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은 올 3월 NH투자증권·수인베스트먼트캐피탈 등으로부터 80억 원 규모의 프리 IPO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당시 기업가치는 7000억 원 수준으로 평가됐다. 에이피알은 뷰티 디바이스 ‘에이지알’ 판매 증가에 힘입어 올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3% 늘어난 2499억 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711% 급증한 480억 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현재 에이피알의 기업 가치가 1조 원에 육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예비 유니콘으로 선정된 배달대행 플랫폼 바로고도 유력한 유니콘 후보다. 2021년 약 3000억 원이었던 기업가치가 1년 만인 지난해 6500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바로고 역시 꾸준한 매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770억 원, 2021년 908억 원, 2022년 117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회사 관계자는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현금 흐름이 업계에서 가장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며 "종합 컨설팅, 주방 플랫폼 등 사업 다각화에 성공한 것도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밑거름이 됐다”고 설명했다.

지역마트 기반 유통 플랫폼을 서비스하는 리테일앤사이트도 매출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2020년 115억 원, 2021년 182억 원, 2022년 305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현재까지 투적 투자유치 금액은 100억 원이다. 전동킥보드 공유서비스 ‘스윙(SWING)’을 운영하는 더스윙도 관련 업계에서 단연 돋보이는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해 전년 대비 2배 넘게 성장한 456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누적투자유치 금액은 375억 원에 달한다. 벤처업계 정보 제공기업인 혁신의 숲은 이외에도 에이블리코퍼레이션, 카카오스타일, 힐링페이퍼, 리벨리온 등을 유니콘 후보로 꼽았다.

새로운 유니콘 탄생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우리나라가 ‘스타 스타트업’ 배출 측면에서 경쟁국가들에 비해 뒤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 6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주요국 유니콘 기업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전세계 유니콘 기업은 449개에서 1209개로 2.7배 증가했지만 한국은 같은 기간 10개에서 14개로 고작 4곳이 늘어나는 데 그쳤다. 새로운 유니콘 등장이 지지부진하다 보니 글로벌 유니콘 기업 비중은 4년 만에 반토막이 났다. 실제 우리나라의 글로벌 유니콘 비중은 2019년 2.2%에서 올 6월 1.2%로 1%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미국(48.6→54.2%), 인도(4.5→5.8%), 프랑스(1.1→2.1%), 이스라엘(1.6→2%) 등의 비중은 더 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이나 인도 등 내수 시장 규모가 큰 국가들의 기업들에 비해 우리나라는 국내 시장만 타깃으로 해서는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기 어렵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투자심리도 악화해 기업 가치를 높이려면 BM의 시장성과 성장성을 매출로 입증해야 한다는 점도 허들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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