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맞아도 걸리던데” 독감 백신 효과 높이는 비결은 [헬시타임]

■ 조재열 성균관대 융합생명공학과 교수

코로나19 이후 독감·폐렴 등 호흡기 감염병 기승

백신 접종 후 일상 속 면역력 유지 노력 기울여야

홍삼, 선천·후천성 면역체계 양쪽에 모두 도움

이미지투데이




“백신 맞아도 걸릴 사람은 걸린다”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의 전 세계적 유행)을 겪으며 백신 접종에 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들었다. 3차, 4차 접종을 하고도 코로나19에 감염됐던 사람들은 “백신을 맞아도 100% 예방이 어렵다면 굳이 맞을 필요가 있느냐”고 질문하곤 한다.

하지만 무작정 백신 접종을 멀리하기엔 위험요소가 많다. 3년 가까이 이어지던 코로나19 유행은 사그라 들었지만 독감(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이례적으로 연중 유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에서 시작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까지 어린 아이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하며 불안감을 키운다.

똑같은 백신을 맞아도 누구는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누구는 감염되지 않는다. 그 이유를 딱 잘라 설명하긴 어렵다. 백신의 예방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백신의 예방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면역력을 꼽는다. 독감, 감기, 코로나19,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등 각종 호흡기 감염병이 동시 다발적으로 유행하는 시기일 수록 평상시 면역력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고려인삼학회 부회장으로서 홍삼, 인삼의 효능 연구에 매진해 온 조재열 성균관대 융합생명공학과 교수는 “백신 접종과 함께 홍삼을 섭취하면 겨울철 면역력 유지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홍삼이 면역시스템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 걸까. 조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살펴보자.

◇ 이 증상 나타나면 면역력 약해졌다는 신호…홍삼 섭취, 면역시스템 유지 도와


외부로부터 침입한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유해물질에 대항해 적절한 방어를 하는 인체방어시스템을 면역력이라고 한다. 유해물질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는 역할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피로감은 면역이 약해졌음을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신호다. 평소와 활동량이 크게 다르지 않은데 피로감과 무기력감을 느낄 수 있다. 피로가 쌓여 면역력이 더 떨어지면 혓바늘과 같은 구강 내 염증성 질환을 나타내거나 잠복상태에 있던 바이러스가 활성화되어 대상포진을 일으키기도 한다.

홍삼은 우리 몸의 선천성 면역체계와 후천성 면역체계 양쪽에 도움을 준다. 먼저 선천적 면역을 담당하는 ‘대식세포’에 존재하는 수용체에 결합해 세포 안으로 활성신호를 보낸다. 이를 통해 활성화된 대식세포가 침투한 바이러스나 세균, 암세포를 제거할 수 있는 물질을 생산하고 면역조절물질인 사이토카인을 분비함으로써 외부 바이러스의 감염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키는 것이다. 선천성 면역체계와 후천성 면역체계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는 수지상세포를 활성화할 뿐 아니라, 강력한 면역세포인 자연살해 세포(NK세포)의 활성도 높인다.

후천적 면역 기능은 가슴 흉선에 존재하는 ‘T세포’에 의해 매개된다. 항체 생성을 늘려 세포매개 면역을 활성화시키고, 유해균과 바이러스의 침입을 효율적으로 막도록 돕는다. 또 암과 관련된 사이토카인 분비를 조절해 항암효과를 높여준다.

홍삼다당체 성분이 체내 면역 개선에 미치는 신호전달체계의 모식도. 사진 제공=고려인삼학회


항염증 작용을 통해 이러한 과정에 관여하는 게 홍삼의 사포닌이다. 특히 홍삼다당체는 체내 대식세포를 활성화시켜 NF-κB, AP-1, STAT-1, ATF-2, 및 CREB 등 면역단백질의 핵내 이동을 촉진함으로써 암세포와 각종 바이러스, 세균을 사멸시키는 인자(산화질소, 활성산소 및 종양괴사인자 등)들이 활발하게 분비되도록 유도하고 결과적으로 면역력을 강화시킨다. 이 때 대식세포 활성화에 관여하는 RGS2 단백질 조절에 의한 TLR2 활성화와 PI3K 단백질 조절에 의한 ERK 및 JNK 단백질 인자의 활성화를 통해 전사인자의 핵내 이동에 대한 신호가 전달되어 면역단백질의 활성을 유도하게 된다.

◇ 홍삼,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환 예방 효과 입증


학계에서는 홍삼이 인플루엔자, 호흡기 세포 융합 바이러스(RSV)등 다양한 바이러스와 폐렴구균에 대한 면역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



이동권 성균관대 약대 교수팀은 폐렴구균에 감염된 실험쥐를 대상으로 홍삼의 폐염증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 폐렴구균에 감염된 실험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홍삼과 생리식염수를 각각 매일 100㎎/㎏ 투여하고 15일간 관찰하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생리식염수만 먹인 쥐 그룹은 50%만 생존한 반면 홍삼을 먹인 쥐 그룹은 100% 생존한 것이다. 또한 홍삼 섭취군은 대조군에 비해 TNF-α, IL-1β 등 염증성 사이토카인과 nitric oxide(NO) 수치와 폐렴구균 수가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삼이 바이러스성 호흡기질환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강상무 미국 조지아주립대 의대 교수팀은 RSV에 감염됐을 때 홍삼이 세포 생존율을 증가시키고, 바이러스 복제를 제한하며, 폐로 전이되는 다수의 면역세포와 사이토카인의 분비를 조절해 항바이러스 효과를 나타낸다는 점을 밝혔다. 최근 김승현 대전대학교 전통의학생명과학연구소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홍삼이 미세먼지에 의해 유발되는 호흡기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 백신 접종 후 ‘홍삼’ 섭취하면 시너지 효과 기대


조 교수는 겨울철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을 예방하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백신 접종과 홍삼 섭취를 권한다. 백신 접종 후 홍삼을 병용섭취하면 백신의 효능이 강화된다는 연구 결과를 근거로 들었다.

이동권 성균관대 약대 교수팀이 실험쥐에 홍삼 100㎎/㎏을 15일간 섭취하게 하면서 폐렴백신(Δpep27)을 투여한 다음 일주일 후 폐렴구균(Streptococcus pneumoniae) 균주를 감염시킨 결과, 홍삼을 투여한 후 백신을 접종한 그룹의 항체생성율이 폐렴 백신만 접종한 그룹에 비해 약 25% 증가했다. 백신만 처리한 그룹에서 30%만 생존한 반면 홍삼과 백신을 모두 투여한 그룹은 80%가 생존해 생존율 차이도 컸다. 홍삼이 폐렴구균에 의한 활성산소(ROS)의 생성을 억제함으로써 세포사멸을 억제하고 염증을 감소시켜 폐렴구균 백신의 효능을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연구팀의 해석이다. 홍삼이 체내 대식세포에 의한 식균 작용을 촉진하고 폐렴구균 집락형성을 억제하는 효과도 보고된 바 있다.

강상무 미국 조지아주립대 의대 교수팀이 실험쥐에 홍삼을 투여하고 신종플루 바이러스를 감염시킨 뒤 홍삼을 투여하지 않은 대조군과 비교한 동물실험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보고됐다.

◇ 독감백신, 지금 맞는 것도 좋아…체온만 높여도 면역력 유지에 효과적


조 교수는 “아직까지 독감백신을 망설이고 있다면 예방접종을 하는 편이 좋다”고 조언했다. 특히 면역기능이 저하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은 어린이나 고령자라면 더욱 적극적으로 백신을 챙겨맞아야 한다.

조재열 성균관대학교 융합생명공학과 교수. 사진 제공=성균관대


독감 백신은 접종 후 항체가 생성되기까지 2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백신을 맞았더라도 일상 속에서 면역력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아침 공복에 따뜻한 물 한잔을 마시면 체내 노폐물 제거를 촉진하고 신진대사율을 높여 준다. 족욕이나 반신욕을 하면 원활한 혈액순환 및 노폐물 배출을 도울 뿐 아니라 체온을 1~2도 정도 높일 수 있으므로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 제자리 뛰기, 계단 오르기 등 중강도 운동을 하루 30분씩 꾸준히 시행하면 혈액순환 개선과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조 교수는 “매일 30분씩 가볍게 걸으면서 햇빛을 쐬면 비타미D 합성과 면연력 증진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인삼, 홍삼과 같이 면역력에 도움이 된다고 인정받은 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우리 몸의 면역시스템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