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목적으로 마련한 ‘밸류업 프로그램’이 윤곽을 드러냈지만 대표적인 저평가주로 분류되는 보험사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26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이날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내용을 검토한 보험사들은 추가적인 주주 환원 방안 마련에 대해 한목소리로 “여전히 확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대부분 보험사들은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이후 자사주 소각 등을 포함한 추가적인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검토해 내놓겠다는 입장이었다. 실제 한화생명(088350)은 이달 21일 열린 투자설명회(IR)에서 “자사주 소각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검토하지 않고 있지만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되면 자사주 소각을 포함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고 이튿날 삼성화재(000810)도 “밸류업 프로그램과 연계해 주주환원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보험사들은 정부 발표 후 오히려 더 고민에 빠졌다. 추가 주주 환원 방안 마련 시기를 정부 발표 이후로 못 박아 놓았지만 기업들의 주주 환원 방안 마련의 기준으로 삼을 만한 내용은 쏙 빠졌기 때문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으로 삼을)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2차 세미나 이후 가이드라인이 나오는 것을 보고 결정해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특히 보험사들 입장에서는 금융 당국이 보험사에 과도한 배당을 자제할 것을 요청한 만큼 주주 환원 방안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세제 지원 등이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 DB손보·동양생명(082640)·삼성생명(032830)·삼성화재·코리안리·한화생명·현대해상(001450) 등 상장 보험사 7곳의 지난해 배당 총액은 1조 7610억 원으로 전년(1조 3322억 원)보다 32% 늘었다. 하지만 이는 보험사들이 지난해 최대 실적을 거두는 등 이익 규모가 늘어났기 때문이지 배당성향 자체가 늘어난 것은 아니다. 삼성생명의 경우 지난해 배당 총액이 전년보다 1257억 원가량 늘었지만 배당성향은 34%에서 35%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보험사 관계자는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배당성향이 중요한데 현재 상황으로는 시장의 기대만큼 늘리지 못한다”며 “이런 부분을 해소할 방안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보험사들의 주주 환원책 발표도 더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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