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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산업 규모, 반도체 10배…국가안보 핵심과제로 다뤄야"

한경협 "주요곡물 90% 수입 의존

해외 유통망·비축대책 마련 시급"


글로벌 지정학적 갈등, 이상기후 발생이 잦아지는 가운데 식량안보를 단순한 경제문제가 아닌 국가안보 핵심 과제로 다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인협회는 27일 공개한 ‘신산업 제안 시리즈’ 자료에서 세계 식량 산업 시장의 규모는 9000조 원으로 자동차 산업(3800조 원)보다 2배 이상 크고 반도체(800조 원)보다 10배 이상 크다고 발표했다.

한경협은 한국이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세계 14위를 기록할 만큼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지만 옥수수·밀·대두 등 주요 곡물을 90% 이상 수입에 의존할 만큼 식량 산업 구조에서는 취약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이 각국의 식량 공급 능력과 식품 안전 등을 종합 평가해 발표하는 세계식량안보지수에서도 한국은 일본, 중국보다 순위가 뒤처졌다. 2012∼2022년 한국은 37∼44위 사이를 기록했으나 일본은 10위권 이내를 유지했다. 중국은 같은 기간 49위에서 25위로 순위가 급등했다.





2022년 기준 식량안보지수의 세부 평가 지표별 순위를 보면 한국은 113개국 중 식량 구매 능력(51위), 공급 능력(11위), 품질 및 안정성(50위) 등 4개 평가 항목 중 3개 항목에서 일본과 중국보다 순위가 낮았다.

한국은 해외 곡물 유통망 구축 측면에서도 일본과 중국보다 경쟁력이 떨어졌다. 곡물 확보 면에서는 대량 곡물 수입국 대비 국내 수요가 적어 곡물 구매 시 국제 입찰 시장에서 불리하고 국제 곡물 가격 변동 시 농산물 물가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다.



한경협은 한국이 관련 입법을 강화하고 해외 곡물 유통망 및 비축 대응책을 마련해 식량안보를 국가 핵심 과제로 다뤄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변국은 이미 식량 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정부는 과거부터 일본국제협력은행(JBIC)의 자금 지원과 무역 보험으로 민간 농업협동조합과 종합상사에 제공하고 있다. 중국은 정부 차원의 대규모 공적 자금을 투입해 해외 현지 유통 기업을 인수하고 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식량은 국민 생존과 직결된 필수재라는 점에서 식량안보는 국가안보와 연결되는 사안”이라며 “식량 공급 안정을 위해 선도 기업을 적극 지원·육성하고 해외 곡물 공급망 확보와 비축에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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