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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MRO 기술력 입증…2029년 85조 글로벌 시장 '정조준'

■美해군 사업 국내 첫 수주

4만톤 규모 군수지원함 창정비

통상 1년여 걸리는 MSRA 인증

인프라 앞세워 7개월 만에 끝내

전투함 정비사업까지 진출 목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사진제공=한화오션




한화오션(042660)이 국내 조선소 최초로 미국 해군의 함정정비 사업을 수주했다. 연 20조 원 규모의 미해군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에 진출하면서 글로벌 방산 수출 확대의 새로운 교두보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화오션은 29일 4만 톤 규모의 미해군 군수지원함 창정비 사업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사업 규모와 정비 기한 등 내용은 군사 정보로 공개되지 않았다.

미국 해군성 카를로스 델 토로(Carlos Del Toro) 장관이 2월 27일 한화오션을 방문, 한화오션 관계자들의 안내를 받아 함정 건조 현장과 MRO 역량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오션


이번 계약에 따라 미 해군 군수지원함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 입항해 함 전체에 대한 정비 및 검사를 받는다. 조선소의 플로팅 설비를 활용한 육상 정비 작업도 수행할 예정이다.

앞서 한화오션은 지난달 22일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 협약(MSRA)을 체결했다. MSRA는 미국 정부가 높은 유지∙보수 품질과 기술을 갖춘 조선업체와 맺는 인증 협약으로 이 협약이 있어야 미 해군의 정비 사업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올해 초 카를로스 델 토로 미 해군성 장관에 이어 지난 달 미 상원 군사위원장 등 미국 해군 관련 주요 인사들을 꾸준히 접촉하며 기술력을 어필했다. 권혁웅 한화오션 대표는 지난달 26일 서울 용산 미군 부대에서 잭 리드 미국 연방 상원 군사위원장 일행과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를 만나 미 군함 MRO 사업 참여 등을 통해 미 해군력 증강에 기여하고자 하는 의지를 표명했다.

미 필리 조선소에서 선박을 건조하는 데 필요한 승인 절차도 신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한화오션은 6월 MRO 수행을 위한 사업장 등으로 활용하기 위해 1억 달러(약 1380억 원)를 투자해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필리 조선소를 인수한 바 있다.

꾸준한 노력으로 한화오션은 통상 1년 이상 소요되는 MSRA 인증 기간을 7개월로 대폭 단축한 데 이어 약 한 달 여 만에 함정정비 사업을 수주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우리가 보유한 함정 기술력과 정비 관련 인프라 등이 미 해군 측에 높은 점수를 받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5년 간 미해군이 규정한 함정에 대한 MRO 사업 입찰에 공식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한 한화오션은 이번 군수지원함 창정비 사업의 적기 인도를 통해 미해군에게 독보적인 함정 기술력과 체계적인 정비 인프라 능력을 확고하게 실증해 보인다는 계획이다.

한화오션은 미 해군이 아시아 지역에서 시범 사업 성격으로 진행하는 이번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체계적인 정비 인프라 능력을 내보이고 향후 추가 정비 사업을 수주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궁극적으로 군수지원함보다 더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전투함 정비 사업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투함 정비는 군수지원함에 비해 MRO 비용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은 우리 해군이 현재 운용 중인 구축함 사업의 모든 라인업(KDX-I∙II∙III)을 건조한 실적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해외 함정 MRO 사업에 본격 진출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게 됐다. 시장조사업체 모도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세계 해군 함정 MRO 시장 규모는 올해 577억 6000만 달러(약 77조 1038억 원)에서 2029년 636억 2000만 달러(약 84조 9263억 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연간 약 80조 원 이상 예상되는 글로벌 함정 MRO 시장에서 이번 미 해군 정비 사업 진출은 새로운 도약의 큰 발판이 될 것"이라며 "부산, 경남 지역의 정비 관련 중소업체들과의 상생 협력을 통해 관련 산업의 활성화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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