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승 없는 게 신기한 선수가 있다. 통산 5승의 김수지다. 그린 적중률 1위(80.14%), 드라이브 거리 13위(248.64야드), 페어웨이 안착률 41위(72.10%)로 샷이 뜨겁다. 이 세 가지 순위를 합해 통계를 내는 히팅능력지수에서 김수지는 2위(55)에 올라 있다. 1위는 드라이브 거리 39위, 페어웨이 안착률 8위, 그린적중률 5위의 박현경이다. 그의 히팅능력지수는 ‘52’다.
김수지는 이 막강한 샷으로 평균 타수 7위(70.51타)를 기록하고 있지만 상금랭킹은 21위(3억 136만원)에 머물러 있다. 94위(30.78개)를 기록하고 있는 퍼팅이 그의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하지만 김수지는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면 샷이 더 뜨거워지는 ‘가을 여왕’이다. 통산 5승 중 가장 이른 우승이 지난해 8월 말 차지한 한화 클래식이다. 2022년 2승은 9월 말, 10월 초에 나왔고 2021년 2승도 9월 초, 10월 초에 기록했다.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김수지의 샷은 반대로 달궈지고 있다. 30일 경기 용인시의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G 레이디스 오픈 첫날 김수지는 버디 7개, 보기 1개로 6언더파 66타를 쳤다.
이 대회는 김수지가 2021년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기분 좋은 무대다. 2022년에도 준우승을 거뒀을 정도로 김수지가 강한 면모를 보이는 무대다. 톱10만 5회를 기록했다. 물론 이 대회 최다 톱10 기록이다.
10번 홀(파4)로 시작하자마자 버디를 떨어뜨린 김수지는 13번(파4)과 14번 홀(파5)에서도 버디 행진을 이어갔다. 전반을 3언더파로 돈 김수지는 후반 버디 사냥이 더 뜨거워졌다. 2번 홀(파3)과 3번 홀(파3)에서 2m 거리의 버디 퍼팅을 성공했고 7번과 8번 홀(이상 파4)에서는 두 번째 샷을 1m 거리에 붙여 버디를 잡았다.
‘옥’ 같았던 라운드에 ‘티’가 하나 생겼다. 마지막 파5의 9번 홀에서 티샷이 왼쪽으로 감기는 바람에 보기가 나온 것이다. 그래도 더 나쁜 스코어가 나올 수 있었지만 76야드를 남기고 친 다섯 번째 샷을 핀에 바짝 붙여 보기로 막을 수 있었다.
누가 먼저 시즌 상금 10억 원을 돌파하는 지 경쟁을 벌인 상금 1위(9억 5985만원) 박현경과 상금 2위(9억 5610만원) 박지영 대결에서는 일단 박지영이 앞서 나갔다.
이날 시작 홀인 10번 홀(파4)에서 샷 이글을 잡으며 쾌조의 출발을 한 박지영은 후반 5개의 버디를 더해 7언더파 65타를 쳤다.
동반 라운드를 펼친 박현경은 버디 5개, 보기 1개로 4언더파 68타를 기록했다.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은 박민지와 배소현은 5언더파 67타로 순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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