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일찍 끝난 만큼 연습을 조금 더해서 샷 점검을 더 해봐야 될 것 같아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올 시즌 하반기 첫 대회인 렉서스 마스터즈(총상금 10억 원) 2라운드가 열린 30일 경남 양산의 에이원CC(파72). 경기를 마친 ‘베테랑’ 박상현(41·동아제약)은 방송사 객원 해설로 참여한 뒤 곧장 드라이빙 레인지로 향했다. 올해로 데뷔 20년 차를 맞았는데 예년과 달리 올해는 유독 연습에 더 목이 마른 그다.
사실 박상현은 KPGA 투어에서 ‘꾸준함의 대명사’로 통한다. 20년간 단 한 번도 정규 투어 시드를 잃은 적이 없는 그는 KPGA 투어 12승,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2승을 합쳐 프로 통산 14승을 거뒀다. 이 가운데 최근 3년 사이 3승을 쓸어담았고 준우승도 4차례 기록할 만큼 여전한 기량을 뽐냈다.
그런데 박상현은 올 시즌 개막전을 앞두고 왼쪽 발목을 접질리는 부상을 입었다. 부상 여파로 스윙에 힘을 싣지 못했다는 그는 KPGA 투어 최근 4개 대회에서 거둔 최고 성적이 공동 48위일 만큼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부상에서는 회복이 됐지만 샷이 돌아오지 않자 그는 시계를 20여 년 전으로 되돌렸다.
6월 한국오픈, 7월 아시안투어 인터내셔널 시리즈 모로코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 출전했던 박상현은 이후 이번 대회 전까지 약 한 달 반의 휴식기 동안 연습에 몰두했다. 그는 “중고등학교 때처럼 연습을 한번 해봤다”면서 “보통 제가 연습을 막 많이 하는 선수는 아니다. 그런데 미궁 속으로 또 빠지기 싫어서 평소보다 3배는 더 연습했다.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연습했다. 그냥 너무 샷이 안 돼서 연습밖에 방법이 없다는 생각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연습의 결과는 현재까지 성공적으로 보인다. 이날 박상현은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언더파 70타를 쳤다. 중간 합계 6언더파 138타를 적어낸 그는 12언더파 단독 선두 이태희에 6타 뒤진 공동 8위로 반환점을 돌았다. 렉서스 후원을 받는 만큼 이번 대회 우승 욕심도 드러낸 그는 “후원사 대회인 만큼 마음도 편하고 이 대회를 위해서 연습을 더 열심히 한 경향도 있다”면서 “초대 챔피언 자리에 욕심이 많이 난다. 이번 대회 트로피 꼭 가져가고 싶다”고 말했다.
통산 4승의 이태희는 허리 부상에도 이틀 연속 선두를 달렸다. 첫날 7타를 줄인데 이어 이날도 버디만 5개로 5타를 더 줄인 그는 “허리 부상으로 욕심 없이 이 대회에 나왔다. 이 스코어가 스스로도 믿기지 않는다”면서 “이틀 선두를 달렸지만 될 수 있으면 그 기억을 지우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서 남은 라운드에 임하겠다”고 했다.
김한별이 이날 7타를 줄인 강윤석과 나란히 8언더파 공동 2위에 올랐고, 아시안투어에서 활동하는 왕정훈이 3타를 줄여 양지호 등과 7언더파 공동 4위에 자리했다. KPGA 투어 최초 시즌 상금 10억 원 돌파를 노리는 김민규는 공동 11위(5언더파)를 마크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