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이 2일 리서치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전력기기 시장이 향후 10년간 이어질 대규모 호황기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KB증권 리서치본부가 발간한 ‘전력기기-5년치 일감 확보, 슈퍼 사이클의 시작’에 따르면, 전세계 전력망 연간 투자 규모는 2020년 2350억 달러에서 2050년 6360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에 따른 데이터센터 증가, 전기차 보급 확대, 신재생 발전설비 확충 등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리서치본부는 특히 미국 시장이 전력기기 산업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봤다. 미국은 현재 신규 전력 수요에 더해 노후 전력망 교체 시기까지 맞물리면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내 송전 케이블의 길이는 2020년 77.6만ckm(서킷킬로미터)에서 2030년 90.9만ckm(서킷킬로미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KB증권은 공급 부족 현상으로 전력기기 시장의 호황이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이클 산업의 특성상 주요 전력기기 업체들이 생산능력 확대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수요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고압 변압기 및 승압기의 리드 타임(제품의 주문부터 인도까지 걸리는 시간)은 기존 대비 2~4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KB증권은 한국 기업들의 수혜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의 한국산 변압기 수입 비중은 2020년 5.2%에서 2024년 4월 누적 기준 17.3%까지 상승했으며, 중대형 변압기와 소형 변압기 모두에서 한국 제품의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KB증권 김동원 리서치본부장은 "전력기기 산업 호황은 최소 10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며 "국내 주요 업체들은 선제적인 설비 투자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