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코스 세팅에 선수들의 탄식과 비명이 쏟아진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의 둘째 날. 한 선수를 둘러싼 관중이 경기 내내 놀라움의 환호성을 연발했다. 주인공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통산 2승의 ‘돌격대장’ 황유민(21·롯데)이다.
4일 경기 여주의 블루헤런GC(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제24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총상금 15억 원) 2라운드는 오후 6시 14분 일몰로 106명 중 3명의 선수가 일몰 전까지 18홀을 다 마치지 못하면서 다음 날로 순연됐다.
이날 경기는 안개로 시야 확보가 안 되는 홀들이 생기면서 중간중간 지연됐다. 또 15~20㎝에 이르는 깊은 러프와 3.45m의 ‘유리판’ 그린 스피드 등에 선수들이 절절매느라 경기가 엿가락처럼 늘어졌다.
황유민은 경기 중단을 알리는 혼이 울렸지만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티샷을 했고 주변이 어둑어둑해진 오후 6시 32분에 경기를 끝냈다. 오전 11시 21분 시작한 그는 7시간 11분이 걸려서 2라운드를 마쳤다. 17번 홀까지 버디만 5개를 낚았던 황유민은 18번 홀에서 세컨드 샷을 페널티 구역(워터 해저드)에 빠뜨린 끝에 이날 유일한 보기를 기록했다. 합계 6언더파 단독 선두에 나선 박도영에 1타 뒤진 2위(5언더파)다. 박도영은 두 홀을 채 마치지 못했다. 8월 한화 클래식 준우승으로 메이저 타이틀을 눈앞에서 놓쳤던 황유민은 이번 대회에서 아쉬움을 씻겠다는 각오다.
룰 위반 늑장 신고로 징계를 받았다가 올 시즌 복귀해 데뷔 후 처음으로 스폰서 대회에 출전한 윤이나는 17번 홀 세컨드 샷을 칠 때까지 2언더파로 3위에 올랐다. 여전히 스폰서 대회 우승 기회를 넘볼 수 있는 위치다. 8타나 잃은 ‘디펜딩 챔피언’ 이예원은 이틀 합계 13오버파로 공동 68위까지 떨어져 일찍 짐을 쌌다. ‘원조 장타여왕’ 박성현도 13오버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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