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에서 부결되면서 향후 국정 운영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윤 대통령이 7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향후 국정 운영은 우리 당과 정부가 함께 책임 지고 해 나가겠다”고 밝힌 만큼 다양한 시나리오가 검토될 것이란 전망이다.
국회는 이날 제17차 본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 탄핵안에 대한 표결에 돌입했지만, 여당 의원들이 표결 불참을 선언하며 퇴장하면서 탄핵안 의결 정족수 200명을 채우지 못한 195명으로 안건 투표가 성립하지 않아 부결됐다. 이날 우원식 국회의장은 투표 시간을 3시간 가량 확대하며 투표를 기다렸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남동 관저에서 투표 상황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단 5일 만에 ‘비상계엄’,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대통령 탄핵안 부결’ 등 숨가쁘게 돌아간 정국 상황으로 국정 운영이 대혼란에 빠진 만큼, 윤 대통령이 향후 국정을 어떤 식으로 정상화 시킬지 주목된다.
이날 윤 대통령은 오전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저의 임기를 포함해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며 “향후 국정 운영은 우리 당과 정부가 함께 책임 지고 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책임총리제 등 내치와 관련해서는 윤 대통령의 2선 후퇴 시나리오가 언급되고 있다. 윤 대통령이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내치 권한을 넘기고 외교·안보 등 외치에 집중하는 형태의 국정 운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한 총리를 도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국정 운영에 있어 동반자로 함께 하는 방안이다.
내각 구성 등도 한 총리와 여당이 책임지고 야당 인사를 발탁하는 거국내각 구성 추진 시나리오도 거론되고 있다.
한 총리와 한 대표의 내치 ‘한한’ 투톱이 주도권을 가져오게 된다면 당정간 협의를 위한 상설 협의체가 만들어질지도 관심이다. 지금까지는 당정이 특정 사안에 대해서만 고위당정협의, 당정협의를 열고 결과를 발표하는 등 협의해왔다. 실제로 이날 한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총리와 당이 민생 상황이라든가 중요 상황 등을 긴밀히 논의해서 민생이 고통 받고 대외 상황이 악화되는 일을 막도록 하겠다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저의 임기를 포함”이라고 언급한 만큼 임기 단축도 거론된다. 중립 거국내각 등에 대해 한 대표가 어떤 방안을 내놓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다만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서 “정국 안정 방안은 당에 일임한다”고 밝혔고, “국정 운영은 당과 정부가 함께 책임지고 해 나가겠다”고 말한 만큼, 정국 안정이 되면 윤 대통령이 다시 내치를 이끌겠다는 의중이 일부 담긴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윤 대통령이 어떤 방안을 선택하더라도 당분간 정상적인 국정 운영은 어려울 전망이다. 민주당은 과반 이상의 국회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계속해서 탄핵소추안 발의를 결의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가장 시급한 현안인 내년도 예산안 협상도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대규모 장외 시위가 이어지면서 사회 불안이 커질 가능성도 높다. 비상계엄 위헌·위법성에 대한 증거나 증언 등이 추가 폭로로 나올 수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