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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권력’ 상대 안 하는 트럼프·방한 불투명 시진핑…韓 ‘정상외교’ 고립 위기

尹대통령 직무배제로 정상 외교 올스톱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배제로 2025년 주요 외교 이벤트에서 한국의 정상외교가 사실상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8일 공동 담화문을 통해 윤 대통령의 외교 포함 국정 불관여 방침을 밝혔다.

정상외교의 제약으로 당면한 최대 현안은 미국과의 관계다. 내년 1월 20일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톱다운식 정상외교'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미 간에는 방위비와 관세, 공급망 재편 등 정상급 논의가 필요한 의제가 산적해 있다. 특히 북핵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김정은 대화 재개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한미 정상 간 소통은 핵심 사안이다.

그러나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처럼 트럼프 측이 '죽은 권력'을 상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미국 내에서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를 '심각한 오판'이라고 비판하는 여론도 이러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한미 관계는 당분간 조현동 주미대사를 중심으로 한 실무선에서 ‘상황 공유’ 위주로 진행될 전망이다. 외교부는 2016년 탄핵 국면의 경험을 토대로 실무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이나 일본과의 정상외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11년 만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이 예정된 내년 11월 경주 APEC 정상회의가 불투명해졌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도 내년 1월 초로 예정됐던 한일 정상회담 일정을 조율 중이었지만 취소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외교 관례상 카운터파트를 철저히 고려하는 국제 관계의 특성으로 인해 대통령이 아닌 대리인과의 정상급 대화는 상당한 제약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국가 위상과 외교적 영향력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처럼 윤 대통령의 직무배제로 인한 정상외교의 공백은 한반도를 둘러싼 주요국과의 관계에서 한국의 발언권과 협상력을 크게 약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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