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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장 "尹 명령 거부의 연속이었다…사실상 항명"

"서면 지휘서 찢고·월담 방조했다"

조지호 경찰청장.연합뉴스




조지호 경찰청장이 이달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후 본인이 세 차례에 걸쳐 항명했다면서 계엄 사태의 종결을 앞당겼다는 입장을 밝혔다.

13일 조 청장 측 변호인은 "조 청장이 계엄 관련 이행사항에 대해 세 차례 항명했다"며 “결과적으로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을 앞당겼으므로 내란 중요 임무 종사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조 청장은 3일 오후 7시경 윤 대통령의 호출을 받고 면담 과정에서 서면 지휘서를 받았는데, 귀가 후 해당 지시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생각해 종이를 찢어버리고 다시 오후 10시께 경찰청에 출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방송으로 계엄 발표 소식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는 것이 조 청장 측 주장이다.

조 청장 측은 오후 11시경 계엄사령관이 전화를 걸어와 서면 지휘서에 적혀있던 국회 통제를 지시했지만 ‘법적 근거가 없다’고 재차 거부하며 상시 출입자의 국회 진입을 허용했으며, 이후 포고령 발령으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는 재촉 전화를 재차 받은 뒤에도 국회의 출입을 ‘대충’ 막았다고 밝혔다.



당시 참모들과 협의하던 중 ‘포고령 위반 시 구금 등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확인하고 부득이하게 따르는 시늉만 했다는 입장이다.

변호인은 “조 청장은 담을 넘는 사람들은 통제하지 않았고, 그 결과 국회의원 상당수가 내부로 진입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 11시 30분경 김봉식 서울청장이 전화를 걸어 “국회 담벼락을 월담하는 이들이 있다”는 보고를 받고도 “1~2명 정도는 그대로 두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윤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6차례에 걸쳐 걸어 "다 잡아들여. 계엄법 위반이니까 체포해"라고 지시했지만 해당 지시는 참모들에게조차 공유하지 않고 묵살하는 등 총 3차례에 걸쳐 항명을 했다고 변호인은 설명했다.

이날 변호인은 “조 청장은 당시 국회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고, 국회가 계엄을 막을 거라고 기대했다는 속내를 전했다”면서 “조 청장은 국회 기능이 작동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오후에는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의 구속 여부를 결정하는 영장실질심사가 열릴 예정이다. 변호인은 조 청장이 건강이 안 좋은 상황이지만 출석 의지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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