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천안의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의 원활한 완공을 위해서는 4선 도전에 나선 정몽규 현 회장이 손을 떼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허 후보는 31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몽규 후보 재임 기간 건립 과정에서 '거짓 사업계획서' 등 위법하고 부당한 업무처리로 문체부 감사의 지적을 받고, 현재 완공이 지연되고 있다"면서 "사태를 이렇게 만든 정 후보가 손을 떼고, 새로운 회장이 문체부, 지자체 등과 협의해 정상적으로 완공되도록 뛰어야 한다. 제가 나서서 완공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한국 축구가 한 단계 더 도약하고 발전하려면 미래 꿈나무인 유소년들을 잘 육성해야 한다"며 "어린 선수들이 축구 기술만이 아니라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충분한 육성 시스템이 마련돼야 하고, 그런 시설들이 전국에 더 많이 건립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1970년대 암흑기에 빠졌던 프랑스 축구가 부활한 것도 클레르퐁텐 등 유소년 육성센터를 전국적으로 건립해 장기적인 계획으로 유소년을 육성했기 때문"이라며 "우리도 A대표팀 성적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목표와 계획으로 꿈나무를 육성하면 10∼20년 안에 월드컵 우승의 목표를 갖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허 후보는 전날 충청권 4개 시도축구협회와 충청권 4개 프로축구단 대표자들의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 기능 축소 발언 철회' 성명에 대해 "나는 기능 축소나 계약 내용 재검토를 말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허 후보는 천안축구센터뿐 아니라 기존에 운영되던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까지 투트랙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충청북도축구협회, 대전광역시축구협회, 세종특별자치시축구협회, 충청남도축구협회, K리그1 대전하나시티즌, K리그2 충북청주, 충남아산, 천안시티 등 8개 단체 대표자는 지난 30일 천안시 천안축구센터에 모여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일부 후보자들에게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기능 축소 관련 발언을 철회해달라고 요구했다.
허 후보는 "천안에 짓고 있는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 완공과 운영을 위한 천안시와 축구협회와의 계약 내용은 반드시 지켜야 하며, 이는 너무도 당연한 말"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파주 트레이닝센터(NFC)는 2002년 월드컵 신화의 밑거름이 되는 등 우리나라 축구와 오랜 인연이 있고, 우리 축구의 역사에 있어서 여러 장면을 함께하고 있었기에 그 관계를 한 번에 쉽게 끊어버리는 것은 아쉽다"며 "그 전통을 살리고, 축구 발전을 보조하는 차원에서 파주NFC의 다른 역할을 기대한다는 표현을 했다"고 설명했다.
허 후보는 천안의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는 대표팀 중심 센터로 운영하고, 파주NFC는 지도자, 심판 교육이나 유소년 육성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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